김대중 前대통령 "6·15공동선언 한반도 긴장완화 기여"

  • 입력 2003년 6월 15일 15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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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15일 KBS 1TV를 통해 방영되는 '일요스페셜'에서 최근 대북송금 특검수사와 관련 "수십년동안 국가와 경제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특검에 소환되는 것을 보고 당시의 책임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6.15 남북 공동선언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미리 녹화된 작가 김주영씨와의 대담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이후 분단 이후 200여명이 재회했던 남북 이산가족의 재회 횟수가 5000명으로 증가했으며, 외국인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고,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다"며 "햇볕정책은 구체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KBS는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을, KBS 일요스페셜 인터넷 홈페이지의 '김대중 전 대통령 퇴임후 첫 인터뷰,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 기획'에 요약해 올려놓았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 공동선언의 실천을 지연시켰다"고 지적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 답방,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사업 등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다면 벌써 기차가 북한을 지나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다녔을 것이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쏟아져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의 대북 봉쇄 등 제재 움직임과 관련, "역사상 봉쇄정책이 성공한 예는 없었다"며 "미국은 자기 나라 바로 앞의 쿠바를 50년 동안 봉쇄했지만 아직도 쿠바는 건재하다. 결코 대북 봉쇄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 정책과 대북화해 협력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잘된 정책"이라며 "노 대통령이 자신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KBS '일요스페셜' 홈페이지에 실린 대담내용 및 제작 경위.

◆방영 안내

△방송일시 : 2003년 6월 15일 (일) 저녁 8:00 - 9:00 (KBS 1TV)

△책임프로듀서 : 전 용 길 부주간(781-3505)

△담당프로듀서 : 김 현 차장 (781-1833), 임기순 PD

△대 담 : 김 주 영 (소설가)

◆주요내용

1.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현재 진행중인 대북 송금 특검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미 퇴임 전 2월달에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혔으므로 더 이상 언급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수십년 동안 국가와 경제를 위해 일했던 사람들이 특검수사에 소환되는 것을 보고 당시의 책임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 남북 공동선언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그 의의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성과로 분단 이후 200여명이 재회한 남북 이산가족이 남북 정상회담 이후 그 재회 횟수가 5000명으로 증가한 점, 외국인 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월드컵과 부산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 등의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김 전대통령은 햇볕정책은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구체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으로 평가했다.

3. 김대중 전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6.15 공동선언의 실천을 지연시켰다고 지적하면서 서울 답방, 경의선 연결, 개성공단 사업 등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다 면 벌써 기차가 북한을 지나 중국,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다녔을 것이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제품이 쏟아져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4. 김대중 전대통령은 현재의 북핵위기에 대해, 북핵위기는 이미 해결책이 거의 다 나와 있다고 말하고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는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은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현실을 북한이 인정해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5. 김대중 전대통령은 현재 북핵위기에 대해 이는 재임 중 부시 대통령과의 2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부시 대통령을 설득한 결과 평화적 해결로 가닥을 잡아가던 상황에서 켈리 특사의 방북 당시 북한의 핵개발 시인으로 인해 지금의 위기 상황으로 치달았다며 북한은 절대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6. 김대중 전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봉쇄, 제재 움직임에 대해 이를 비판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역사상 봉쇄정책이 성공한 예는 없었다며 미국은 자기 나라 바로 앞의 쿠바를 50년 동안 봉쇄했지만 아직도 쿠바는 건재하다며 결코 대북 봉쇄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7. 김대중 전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한미일공조를 강화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대북화해 협력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잘된 정책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히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의 햇볕정책을 계승 발전시킬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8.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들려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위대한 국민만이 위대한 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지금은 한민족의 운명을 가름할 중대한 시기임을 강조했다. 또 미국은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이며 한미동맹은 불가결의 원칙임을 강조하고 민족의 앞날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반미를 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퇴임 후 첫 인터뷰' 성사배경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 이 시간은 일요스페셜 모든 PD들이 일주일에 딱 한번, 모두 모이는 시간이다. 전날 방송된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아울러 앞으로의 기획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시간이다.

지난 6월 2일(월)에는 기획회의 중에 DJ 인터뷰를 일요스페셜 팀이 추진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어렵겠지만 추진해 보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만일 김대중 전대통령 인터뷰를 방송한다면 가장 좋은 계기는 6.15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맞는 6월 15일이라고 판단했다. 이 날은 마침 일요스페셜이 방송되는 날이었다.

여기에 한반도 상황은 북핵문제로 '봉쇄론'에서 '선제공격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시점이다. 일요스페셜팀은 김 전대통령 인터뷰를 시간을 갖고 준비할 것이 아니라 당장 추진하는 것이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당장 섭외에 착수했다. 김한정 비서관은 첫마디가 'NO'였다. 그동안 국내외 언론사로부터 지속적으로 인터뷰 신청이 있었지만 김 전대통령은 거부했다는 것이다. 메일을 보내고 이어 제작팀이 직접 방문해 기획의도와 그 계기를 정확히 전달했다. 질문의 방향은 크게 3가지였다. '3년전의 남북정상회담은 오늘 이 시점에서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김대중 전대통령은 한반도 위기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반도 평화의 길은 무엇인가?'

지난 주말, 비서관측에서 연락이 왔다. 함께 검토해 보자는 것이었다. 김 전대통령측은 처음에는 6.15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계기로 그 성과를 회고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제작팀은 만일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북핵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히는 것이 대단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득했다.

이렇게 해서 김대중 전대통령의 퇴임 후 첫 인터뷰는 6월 12일(목) 오후 3시부터 4시 10분까지 동교동 사저에서 약 70분간 녹화로 진행됐다.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제작팀은 걱정이 많았다. 6월 10일과 11일 뉴스에서, 김 전대통령이 여야 대표와 만날 때의 목소리가 너무 작게 들린 것도 걱정 중의 하나였다. 그런데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그런 우려는 모두 사라졌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건강에 대한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1시간 내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대북송금 특검, 북핵문제, 6.15 남북공동선언 3주년을 맞는 소감, 미국과 한국관계,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 등에 관해 구체적이고 분명한 어조로 피력했다.

◆기획의도

2000년 6월 15일의 남북공동선언은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한의 최고지도자가 한반도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대북송금 특검, 북한핵문제 등으로 그 시도는 위기를 맞고 있다. 2003년은 북한핵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한반도의 운명이 좌우되는 중대한 시기다. 6.15 남북공동선언의 주역이었던 김대중 전대통령은 현재 한반도 위기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김대중 전대통령이 말하는 한반도 평화의 길은 무엇인가?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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