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東에서 西로"…EU가입안 국민투표 통과

  • 입력 2003년 6월 9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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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유럽연합(EU) 가입안이 7, 8일 이틀간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됐다. 폴란드 선거관리위원회는 9일 EU 가입안이 투표율 58.5%에 찬성 76.8%, 반대 23.1%로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폴란드의 EU 가입 확정은 1989년 공산정권 붕괴 후 14년 만이다.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 폴란드 대통령은 9일 “폴란드가 이제 유럽에 다시 복귀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며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크바시니에프스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폴란드의 EU 가입안 통과는 유럽 역사의 전환점”이라고 환영했다.

폴란드 정부는 EU 가입이 경제발전을 촉진할 것이라며 국민에게 가입안 지지를 호소해왔다. 폴란드 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로디 위원장,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도 투표에 앞서 폴란드를 방문해 가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가톨릭 내부의 보수강경파들은 서구적 가치관이 전통적 윤리의식을 파괴할 것을 걱정했으며 농민 200만명은 서유럽 농산물이 몰려들 것을 우려해 가입에 반대해왔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가입지지율이 75% 안팎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국민투표 첫날인 7일 투표율이 17.6%에 그쳐 투표율 미달(50% 미만)로 인한 부결이 우려됐다.

결국 가입안이 통과되기는 했으나 투표율이 60%를 밑돌아 아직도 EU 가입 회의론이 만만치 않음을 드러냈다.

인구 3800만명인 폴란드는 내년 5월1일 EU에 신규 가입할 10개국 가운데 가장 큰 나라. 인구 수에 따라 결정되는 EU의 표결권도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다음으로 스페인과 같아 EU 내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앞서 EU 신규 가입 예정국 가운데 몰타 슬로베니아 헝가리 리투아니아 슬로바키아는 국민투표를 통해 가입안을 통과시켰다.

한편 EU 회원국이면서도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고 있는 영국 정부는 9일 하원에서 유로화 가입 여건이 아직 성숙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9일 “영국은 유로화에 가입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1개 이상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의회에서 발표했다.

이에 앞서 브라운 장관은 8일 BBC방송에 출연해 “나는 원칙적으로는 영국이 유로화를 채택하기를 바라지만 이는 경제적 여건이 허락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8일 실시된 전화여론조사는 유로화 채택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영국민의 68%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EU 회원국이면서도 유로화를 채택하지 않고 있는 영국 정부는 9일 하원에서 유로화 가입에 대한 영국 정부의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발표할 이 방침은 ‘유로화 가입은 아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는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브라운 장관은 8일 BBC방송에 출연해 “나는 원칙적으로는 영국이 유로화를 채택하기를 바라지만 이는 경제적 여건이 허락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토니 블레어 총리를 비롯한 유로화 채택 찬성파 각료들은 2006년 총선에 앞서 이 문제를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놓으려 하고 있다. 8일 실시된 전화여론조사는 유로화 채택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실시될 경우 영국민의 68%가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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