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터넷]이찬진 드림위즈사장 '옵트 아웃' 정책비판

  • 입력 2003년 6월 2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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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부는 사실상 스팸메일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드림위즈(www.dreamwiz.com) 이찬진 사장(사진)이 스팸메일 정책과 관련해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사장은 최근 인터뷰를 자청해 “정통부는 겉으로는 스팸메일을 근절하자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스팸메일 권장책’을 쓰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사장에 따르면 현행 ‘옵트아웃’ 방식은 스팸메일 발송자들에게 무한한 발송의 자유를 주고 있다. 제목에는 ‘광고’, 본문에는 ‘본 메일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8조에 의거한 (광고) 메일’이라는 문구를 넣은 사람에게는 누구나 스팸메일을 보낼 ‘권리’를 준다는 것이다.

옵트아웃 방식은 스팸메일을 받은 사람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 그 다음부터는 발송자는 같은 스팸메일을 보낼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첫 번째 보내는 스팸메일만 해도 피해가 매우 크고 나아가 수신 거부 의사를 밝힌 수신자가 두 번째 같은 메일을 받을 경우 발송자를 기억해 조치를 취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통부는 2001년부터 옵트아웃 방식에 따라 규제를 계속 강화해 왔으나 네티즌 1인당 스팸메일 하루 평균 수신 건수는 2001년 4.7통에서 올해 50통으로 늘어났다.

정통부도 2월 “스팸메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옵트인’ 방식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4월 “옵트아웃을 유지하겠다”고 돌연 태도를 바꾸었다. 스팸메일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중소 상인에게서 하루아침에 마케팅 기회를 빼앗을 수 없다는 논리였다.

이 사장은 정통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 “심야에 장사꾼들이 떼 지어 다니며 확성기로 고함치는 것을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용인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옵트인 방식을 도입한 뒤 포털업체나 전자상거래업체가 회원에게 보내는 소식지 형태의 메일을 활성화하면 얼마든지 스팸메일의 피해를 줄이고 마케팅 기능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정통부의 어느 관리도 ‘총대’를 메려 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기 때문에 국내 인터넷 인프라가 스팸메일로 뒤덮이고 있다.”

이 사장은 “물론 옵트인 방식을 도입해도 당장은 스팸메일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옵트인 방식 도입을 통해 불법 스팸메일을 근절하겠다는 정통부의 의지를 먼저 보여야 정부와 업계의 후속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참여 기업-기관▼

▽공동주최사(22개)=동아닷컴 KT KTF 데이콤 하나로통신 다음커뮤니케이션 NHN 드림위즈 영진닷컴 야후코리아 하나로드림 엠파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프리챌 네오위즈 SK커뮤니케이션즈 넷마블 지란지교소프트 에듀박스 인터정보 모비젠 컴트루테크놀러지

▽공동주최기관(6개)=정보보호실천협의회 한국개발연구협의체(CODS) 학부모정보감시단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한국사이버감시단 서울지방경찰청사이버범죄수사대

▽후원(2개)=정보통신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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