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상옥 前외무장관 7년만에 회고록 출간

  • 입력 2002년 12월 25일 18시 38분


이상옥(李相玉·68·사진) 전 외무장관이 1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회고록을 내놓았다.

이 전 장관은 재임(1990년 12월∼93년 2월) 중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한중 수교를 성사시킨 주역이다. 그는 “94년 말 쓰기 시작해 7년 동안 한눈 팔지 않고 꼬박 썼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그를 만났다.

-주로 어떤 내용들을 담았습니까.

“‘전환기의 한국외교’라는 회고록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제가 일했던 때는 냉전에서 탈냉전으로 넘어가던 90년대 초의 격동기였습니다. 전환기에 한국외교가 어떻게 움직였는지에 관한 사실적 기록과 체험담을 담았습니다.”

-회고록을 쓰면서 북한 핵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셨을 텐데요.

“재임 중이던 92년 말에 공교롭게도 미국과 한국이 거의 동시에 대선을 치렀습니다. 양국 모두 정권교체기였는데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 93년 3월이었습니다. 지금 상황도 그때와 비슷합니다. 미국은 이미 대선을 치렀지만 한국은 대선이 막 끝나지 않았습니까.”

그의 말은 북한이 ‘상습적으로’ 한미 정권교체기를 이용한다는 뜻으로 들렸으나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핵문제에 대한 궁극적 해법을 물었더니 극구 사양하다가 “남북한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 유럽연합(EU)까지 참여하는 다자(多者) 해결이 한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 ‘회고록은 현직에서 물러난 지 적어도 10년은 지난 후에 내놓아야 객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는 그는 자신의 회고록이 후배 외교관들은 물론 외교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1차 자료로서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재호기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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