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금호현악사중주단 정기연주회, 활력 넘쳐

  • 입력 1998년 4월 25일 08시 24분


금호현악사중주단은 현악사중주의 ‘국가대표’다. 95년 외무부(현 외교통상부)문화사절로 위촉된 뒤 50차례의 해외연주를 거쳤다.

금호사중주가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베토벤 중기의 걸작인 ‘라주모프스키’사중주곡 1,3번. 초점은 ‘교향곡같은 사중주곡’으로 불리는 9번(라주모프스키 3번)의 마지막 푸가악장에 있었다. 정밀한 기교와 이지적인 조형력을 두루 갖춰야 하는 난곡이다.

금호 현악사중주단은 극적인 강약대비와 힘을 바탕으로 활기찬 소리의 집을 쌓아올렸다. 나는 듯한 상성부와 리드미컬하게 밑받침을 만드는 아랫성부는 공을 주고받듯 절묘하게 동기들을 주고받으며 재담을 펼쳐나갔다.

다른 악장들에서는 종종 각 악기에 주어지는 솔로선율에 분명한 표정이 주어지지 않거나 대화악구에서 연결이 끊기는 모습도 보였지만, 고지식함에 빠지지 않는 유기적인 호흡이 전체 연주를 지배했다.

현재의 멤버(바이올린 김의명 이순익, 비올라 정찬우, 첼로 양성원)가 고정된지 일년반 남짓. 금호의 화음은 거칫한 부분을 연마하면서 풍요한 개성을 익혀가는 중이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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