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해외투자 발빼기…엔화약세 수익 저하영향

  • 입력 1998년 4월 21일 19시 24분


지구촌 곳곳에 경쟁적으로 진출했던 일본 금융 건설업체들이 해외로부터 발빼기에 바쁘다.

금융불안에다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해외사업은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은 본사를 멍들게 하는 ‘미운 오리새끼’라는 대접을 받기도 한다.

스미토모(住友)은행은 미국 현지법인인 캘리포니아 스미토모은행을 지난달 미국계 은행에 판 데 이어 40개인 해외지점을 23개로 줄이기로 했다.

요코하마(橫濱)은행은 영국의 자회사 기네스만 홀딩을 미국계 은행에 팔았다. 일본장기신용은행이 해외지점을 절반으로 줄이고 야스다(安田)신탁은행은 7개 해외지점을 모두 없애는 등 21개 일본은행이 3년간 폐쇄할 해외지점만도 전체의 20%인 60여개다. 금융대개혁(빅뱅)의 절박감이 느껴진다.

엔화약세도 집단철수를 낳는 주요한 원인.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처럼 외화자산이 많은 경우 엔화약세는 달러화 기준 해외자산가치를 떨어뜨리고 이는 자기자본비율의 저하로 이어진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해외자산 축소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

건설업계의 경우 다이세이(大成)건설은 28개인 해외현지법인을 12개로 줄이고 오바야시(大林)는 해외현장의 직원을 3분의1로 줄일 계획이다. 가지마(鹿島)는 적자폭이 큰 미국내 토목사업을 축소키로 했다. ‘주식회사 일본’이 불황 앞에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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