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임정 지원 美동포 모금명단 78년만에「햇빛」

  • 입력 1998년 4월 12일 20시 32분


일제시대 미주지역에 흩어져 살던 한인들이 조국의 독립을 애타게 기원하며 독립자금으로 한푼두푼 기부한 내용이 78년만에 세상에 공개됐다.

캘리포니아주립대 로스앤젤레스분교(UCLA)사료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인 안형주(安炯柱·61·미국 UCLA 재미한인연구소 연구원)씨가 발견, 국가보훈처에 전달한 ‘대한인 국민회 중앙총회 독립운동 의연록’(1920년 7월 작성)은 1918년 11월부터 1920년 6월까지 독립자금 모금에 참여한 1천6백52명의 명단과 개인별 모금액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대한인 국민회 중앙총회’는 일제시대 미국본토 하와이 멕시코 쿠바 등 미주지역에서 활동한 최대 한인단체. 의연록에 나타난 모금액은 모두 10만7천7백92달러(1인당 평균 65.25달러)로 이 가운데 4만6천4백54달러(43%)가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지원돼 상하이 프랑스조계에 임정청사를 구입하는 등 초기 임정수립에 크게 기여했으며 임정 구미위원부 등의 외교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보훈처 관계자는 “당시 사탕수수농장 등에서 일하던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이 50달러인 점을 고려할 때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까지 상당한 금액을 독립자금으로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독립운동사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미주지역 독립유공자 발굴포상 자료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성동기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