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문화단체 80여개…공연장 2곳 불과

  • 입력 1997년 7월 5일 07시 26분


경기 부천시민의 문화에 대한 욕구는 대단하다. 시에서 파악하고 있는 자생적 문화모임만 70여개나 된다. 4개 시립단체 및 예술인총연합회 부천지부 산하 9개단체 등을 합치면 80개가 넘는 문화단체들이 부천에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들이 활동할 공간은 단 두곳. 원미구에 있는 1천5백50석 규모의 시민회관과 지난해 완공된 소사구청내 4백석 규모의 소향관이 그것이다. 80만 시민의 분출하는 문화욕구를 감당하기에는 어림도 없으며 문화단체들이 이 두곳을 이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래서 자생적 문화모임들이 많이 사용하는 장소가 중동신도시내 중앙공원의 야외공연장이다. 문제는 야외이기 때문에 장마나 겨울철에는 사용하기 곤란할 뿐 아니라 소음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공연허가가 나지 않을 때도 있어 이 곳 역시 빌리기가 만만치 않다. 풍물패 「복사골마당」 孫永徹(손영철·35)대표는 『공연장이 항상 붐벼 대학교 강당이나 중동신도시내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천시는 오는 2002년까지 상동택지개발지구내에 조성될 「영상산업단지」에 8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천석 규모의 문예회관을 건립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거대한 공연장을 짓기보다는 작지만 주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화공간을 여러 개 만들자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오정구 원종2동의 金晩洙(김만수·34)시의원은 『문화시설이 원미구와 소사구에 있고 18만명이 사는 오정구에는 공연장은 물론 영화관도 없어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소외감은 더욱 심하다』며 『중간 규모의 공연시설을 만들어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해소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대 사회학과 李時載(이시재·49)교수는 『지난해 7월 시민 1천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이상이 교양 취미활동 문화예술감상 연극영화감상 등에 불만을 토로했다』며 『문화수요를 통합관리하는 프로그램 개발과 중소규모의 문화시설 건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부천〓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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