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직개편 어떻게 될까]힘얻은 「李漢東 대표론」

  • 입력 1997년 3월 3일 08시 32분


[임채청기자] 개각에 이어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한국당 당직개편과 관련, 李漢東(이한동)상임고문 대표위원 기용설이 당내에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될 것」이라는 전망과 「돼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한 상태이나 점차 「이한동대표」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같은 전망과 의견은 현재와 같은 비상시국에서 이고문 말고는 당을 이끌어갈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달리 없다는 「대안부재론」에 따른 것이다. 한보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민주계인사의 대표기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민주계불가론」과 호남출신총리와 TK출신 청와대비서실장에다 사무총장엔 PK출신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선 중부권출신 대표가 바람직하다는 「지역안배론」 등이 대안부재론의 논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대표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李萬燮(이만섭) 金命潤(김명윤)고문은 차츰 거론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金潤煥(김윤환)고문도 같은 자리에 다시 쓰는 법이 없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인사스타일로 미뤄 재기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주류다. 결국 대표후보로는 이고문과 金宗鎬(김종호)국회정보위원장이 남는데 김위원장은 당 장악력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대표보다는 전당대회의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는 대선주자 중 한명인 이고문은 「공정한 경선관리자」로선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다른 대선주자들 진영에서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일각에선 이고문이 대표가 되려면 그에 앞서 「대선주자포기」 선언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김대통령이 설령 이고문을 대표로 지명한다고 하더라도 명시적으로 「대선주자배제」 의사는 밝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고문은 내심 대표기용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은 탄탄한 편이나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자신의 취약점이 대표로 기용되면 상당부분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이고문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면서 여권의 대선구도엔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주자 진영이 우려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따라서 타주자 진영의 반발이 거셀 경우 김종호위원장이나 의외의 인물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정계대표 기용시엔 사무총장에 민주계가 기용될 것이란 데 대해서는 당내에 이견이 없다. 정권말기 당 살림살이는 여전히 김대통령 직계인 민주계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때문이다.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의 유임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질된다면 朴寬用(박관용·부산)국회통일외무위원장의 발탁이 유력시되고 있다. 원내총무엔 金重緯(김중위·서울) 姜在涉(강재섭·대구) 金鍾河(김종하) 朴熺太(박희태·이상 경남) 梁正圭의원(양정규·제주) 등이 거명되고 있으나 부산출신 사무총장 기용시엔 지역안배 차원에서 김종하 박희태의원은 밀릴 가능성도 있다. 김중위의원은 姜慶植(강경식)의원 등 3,4선급 정책통 의원들과 함께 정책위의장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직개편은 당초 예정보다 다소 늦어질 것 같다. 오는 5일 인천서구와 수원장안구의 보궐선거가 끝난 뒤 대표경질을 위한 전국위원회 소집을 공고, 내주초쯤에나 당직개편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