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한접근]식량지원등 곧 뒤따를듯

입력 1997-01-04 20:06수정 2009-09-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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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사과성명으로 잠수함 침투사건이 일단락되자마자 미국의 대북접근이 폭넓게 재개됐다. 인적(人的)접촉과 곡물지원이 이뤄지는 등 미국의 대북접근은 잠수함사건 이전보다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이 참가한 대북 경수로공급사업도 발빠르게 진행되기 시작했다. ==============▼ 북-미 접촉 ▼================ 북한대표단이 경수로 의정서 체결(8일경)을 위해 곧 뉴욕을 방문한다. 미국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의정서 체결이 이미 예정돼 있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9월26일 뉴욕에서 부지인수와 서비스에 관한 2건의 의정서 문안에 이미 합의해 놓고도 잠수함사건으로 서명하지 못했다가 이제 서명만 하는 것 뿐이라는 얘기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대표단이 뉴욕에 오더라도 워싱턴까지 방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뉴욕방문의 성격을 경수로사업 재추진으로만 한정했다. 그러나 경수로 의정서 체결과 별도로 북―미 미사일회담과 6.25미군전사자유해발굴작업 등은 4자회담 설명회 결과에 관계없이 재개돼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각에서는 북―미 「고위급 회담」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된다. 뉴욕에서 주로 이뤄지던 실무접촉보다 한단계 격상된, 그래서 양측의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는 회담이다. 특히 북한이 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해 5월 당시 토머스 허바드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와 북한의 외교부 김계관순회대사가 제삼국에서 「고위급회담」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의제선정 등을 놓고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었다. 〈워싱턴〓李載昊특파원〉 ===============▼ 곡 물 수 출 ▼============== 잠수함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한국시간 지난해 12월29일)가 있은 지 불과 하루만에 미국 재무부가 카길사(社)의 대북곡물수출을 허가한 것은 북―미관계를 빨리 진전시키겠다는 미국정부의 의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은 4자회담 설명회 진행과정도 지켜보지 않은 채 곡물수출을 허가했다. 카길사의 곡물수출에 이어 미국정부 차원의 대북식량지원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잠수함사건 타결 전에도 『국제사회의 요청이 있으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에 대한 추가식량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 경 수 로 ▼===============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은 부지인수 및 서비스 의정서에 서명한 뒤 8,9개의 후속의정서 협상도 빠르면 내달부터 재개할 전망이다. 제7차 부지조사단과 부지착공실무협의팀의 내달초 방북도 확실시된다. 의정서 서명과 부지조사, 실무협의 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공사착공에 필요한 법적 기술적 문제는 모두 해결되는 셈이다. 다만 이 과정은 두세달이 걸리므로 공사착공은 빨라도 3,4월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KEDO는 부지착공 2주일 전쯤 함남 신포에 KEDO사무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이미 존 호그 전미국무부과장을 미국측대표로 내정했다. 그러나 공사착공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비용분담문제 때문이다. KEDO의 기술지원자문회사(TSC)인 미국 듀크사는 한전이 지난해 KEDO에 통보한 약 49억달러의 개략사업비(ROM)를 검토하고 있다. KEDO가 빠른 시일내에 사업비를 확정하더라도 韓美日(한미일) 3국간 비용분담협상이 단기간내에 끝나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때문에 KEDO는 비용분담협상과 관계없이 착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2천4백만달러로 추산되는 착공비 조달을 둘러싼 3국간 협상이 불가피하다. ==============▼ 정 부 대 응 ▼===============정부는 북한의 향후 태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성급한 대북지원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본격적인 대북지원 문제는 4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정부 당국자들은 급속히 진행되는 미국과 일본의 대북지원 움직임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 당국자는 『미국 카길사의 대북식량수출은 어디까지나 상업거래이며 미국정부는 본격적인 대북식량지원을 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우리측에 통보해 왔다』면서도 『어쨌거나 4자회담 설명회 전에 「대북지원」이 이뤄져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당국자는 일본의 대북쌀지원 움직임과 관련, 『오는 25,26일 열리는 한일정상회담에서 대북공조방안에 대한 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지만 일본의 대북쌀지원을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성급한 대북식량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미국과 일본측에 전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국제적 사안인 경수로문제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남북양자간의 사안에 대해서는 특히 신중하게 접근키로 했다. 〈文 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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