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1위 포철 내실 다져야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18분


포항제철의 광양제철소가 15일 미니밀의 준공식과 함께 3백만t 규모의 제5기 고로 를 착공했다. 이 고로가 오는 99년 완공돼 연산 2천8백만t 체제를 갖추게 되면 현재 2천6백만t 규모의 일본 신닛폰세이테쓰(新日本製鐵)를 제치고 세계1위로 부상하게 된다. 이러한 전망은 불경기속의 한국경제에 모처럼 청량한 분위기를 준다. 「철은 산업의 쌀이다」 「철은 국력이다」라는 말을 우리는 산업화과정에서 많이 들어왔다. 그것은 사실이다. 자동차 전자 조선 기계공업 등 굵직한 산업에 철이 소 재로 들어가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 앞으로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시대로 넘어간다 해도 철의 소재산업으로서의 위치는 결코 흔들릴 수 없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앞 으로의 철강공급 부족 가능성을 이유로 현대 등 재벌그룹이 제철사업에 계속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까닭을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러나 포철이 세계 1위 철강생산공장이 되는 것과 철강관련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엄연히 별개다. 포철이 하기에 달렸다. 이 회사가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제품의 철강을 잘 공급한다면 우리의 주요 산업은 바로 경쟁력을 갖지 만 그렇지 못하면 공멸의 길뿐이다. 이미 포철의 가격 경쟁력은 90년대들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후발국으로 중국이, 선진국으로 일본 영국 등이 그 틈새를 메우려 쫓아오고 있다. 이제는 양의 문제보다 오히려 질과 가격이 문제인 시대로 접어들었다. 다양한 판 로의 개척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포철이 과연 역동성을 갖고 이런 과제들을 풀어나 갈 것인가에 의문을 갖지 않게 내실(內實)을 기해야 한다. 독과점기업으로서의 폐단 을 스스로 자정해가며 부단히 연구 개발에 노력하는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보다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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