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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둔한 곰보다는 민첩한 호랑이처럼[내가 만난 名문장/김보성]

    노둔한 곰보다는 민첩한 호랑이처럼[내가 만난 名문장/김보성]

    “곰은 호랑이보다 힘이 몇 배지만 호랑이를 만나면 사로잡힌다. 호랑이는 민첩하고 곰은 노둔해서다.(후략)”―청성잡기(靑城雜記) 중 조선 후기 학자 성대중(成大中·1732∼1809)의 말이다. 후략한 부분을 요약하자면 곰은 호랑이보다 훨씬 센 힘으로 가지를 쉬이 꺾어 휘둘러대지만 호랑이…

    • 202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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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로에게 의존하기[내가 만난 名문장/이윤정]

    서로에게 의존하기[내가 만난 名문장/이윤정]

    “우리 모두는 때로 끔찍이 친밀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의존한다. 어쩌면 의존이 이토록 불편한 건 친밀성을 요구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중략) 하지만 취약성에는 새로운 존재 방식과 지원 및 소통의 방식, 즉 능력과 종의 차이를 관통해 의미를 부여하는 새로운 방식 또한 잠재되어 있다.” …

    •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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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은 부드러운 사람 되기[내가 만난 名문장/윤성희]

    조금은 부드러운 사람 되기[내가 만난 名문장/윤성희]

    “이 세상에서 살아가려면/세 가지를/할 수 있어야만 하지./유한한 생명을 사랑하기./자신의 삶이 그것에 달려 있음을/알고 그걸 끌어안기./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놓아주기.” ―메리 올리버 ‘블랙워터 숲에서’ 중 올 6월에 나는 물까치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그것도 두 번이나. 처음은…

    •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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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누구도 말을 않네[내가 만난 名문장/유춘동]

    그 누구도 말을 않네[내가 만난 名문장/유춘동]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그 누구도 말을 않네 -조용필 작사·작곡 ‘꿈’ 중 중장년층에게 익숙한 가왕(歌王) 조용필의 노래 ‘꿈’의 가사다. 예전에는 이 가사가 주는 의미를 잘 몰랐다. 하지만 요즘 들어 이만큼 내게 울림을 주는 것도 없다. 들을 때마다 가슴 한 편이 뭉클…

    • 202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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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르는 강물처럼[내가 만난 名문장]

    흐르는 강물처럼[내가 만난 名문장]

    “인생은 다만 흐르는 추이를 알 뿐이고, 개념이 이 추이를 가로질러 예리한 경계를 지운다.” ―독일 법철학자 구스타프 라드브루흐의 ‘법학의 정신’ 중 법은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해결하는 실용적인 것이지만, 법학 자체는 난해한 개념학문이다. 정치한 개념 정의가 학문의 시작이자 끝이…

    •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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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방 하는 생활[내가 만난 名문장/박진창아]

    책방 하는 생활[내가 만난 名문장/박진창아]

    “사람들은 내 곁에서 책을 읽고 오늘처럼 돈이 필요한 날에도 팔지 않는 책이 내게는 있다/궁핍하지만 대담하게/오늘처럼 인생이 싫은 날에도 자라고 있다.” ―김이듬 시인 ‘아쿠아리움’ 중 11월은 어반스케치 작가 초청 원데이클래스와 신간을 낸 작가들과 두 번의 북토크, 세 번의 시, …

    •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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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자의 삶[내가 만난 名문장/한동일]

    수도자의 삶[내가 만난 名문장/한동일]

    “수도자들은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 사랑하지 않고 모여 살다가 죽을 때는 한 명도 눈물 흘리는 사람 없이 죽는다.” ―이탈리아 속담 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예수고난회’라는 수도회에 들어갔다.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는 수도회 정신에 따라 단식과 금육, 절제하는 …

    • 2021-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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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은 하늘이다[내가 만난 名문장]

    밥은 하늘이다[내가 만난 名문장]

    “천지만물은 모두 하늘을 모시고 있다. 그러므로 이천식천(以天食天)은 우주의 당연한 이치이다.”―동학 2대 교주 최시형의 말 중 하나의 문장을 고르기 위해 무척 고민했다. 소설, 시 등 문학 작품부터 전공서적까지 수많은 책 속 문장이 머리에 맴돌았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에 택한 것은 …

    • 2021-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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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가 만난 名문장]매일이 새날이다

    [내가 만난 名문장]매일이 새날이다

    늙어간다는 것은 스스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모든 상황은 변한다. … 의지와 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한다. ―괴테 ‘원칙과 성찰’ 중 나의 일과는 아침을 먹으며 조간신문을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부음 기사를 눈여겨보며 어떤 사람의 이름 옆 괄호 …

    •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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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 편의점[내가 만난 名문장/봉달호]

    꿈꾸는 편의점[내가 만난 名문장/봉달호]

    “공주처럼 우아하고 여리여리하게 살고 싶었던 나는 그 무섭다는 대한민국의 아줌마가 되었고, 지금 편의점을 운영하며 드센 여자로 거듭나고 있는 중이다.”―현미숙 ‘편의점 별곡’ 첫 문장 각자 사연으로 편의점을 차렸다. 과자랑 아이스크림 맘껏 먹는 (것처럼 보이는) 슈퍼집 아들이 부럽기는…

    • 202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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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문장[내가 만난 名문장]

    어머니의 문장[내가 만난 名문장]

    나는 미지의 고장으로 어쩔 수 없이 끌려가고 있는 중이었다. 끌려가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가파른 고개를 오르면서 추락하고 있는 것 같은 아찔한 공포감과 속도감을 맛보고 있었다. 마침내 우리는 고개의 정상에 섰다. “봐라, 송도다. 대처다.” ―박완서 ‘엄마의 말뚝1’ 중 나는 소설 …

    •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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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긴즈버그가 바란 세상[내가 만난 名문장/윤여순]

    긴즈버그가 바란 세상[내가 만난 名문장/윤여순]

    “여성 대법관이 몇 명이면 충분하다고 보냐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제 대답은, 9명 전원입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2015년 2월 미 조지타운대 연설 중 지난해 세상을 뜬 미국 여성 연방대법관 긴즈버그(1933∼2020) 얘기다. 그는 자주 “대법관이 9명인 이래로, 언제…

    • 2021-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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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할 때 기억해야 할 것[내가 만난 名문장/정유정]

    사랑할 때 기억해야 할 것[내가 만난 名문장/정유정]

    “너엄버 워어어언, 당시인의 너엄버 워어언 패애애앤….” ―스티븐 킹 ‘미저리’ 중 첫 문장은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다. 첫 문장이 명문장이 되기는 더욱 어렵다. 앞으로 펼칠 이야기와 주제를 암시해야 하고, 문장 자체로 어떤 메시지를 품고 있어야 하며, 한 방에 눈에 박히…

    •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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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의 여백[내가 만난 名문장/고선웅]

    말의 여백[내가 만난 名문장/고선웅]

    “다 말하지 않는다.” ―정민·박동욱 ‘아버지의 편지’ 중 떠올랐다. 이 짧은 말이 좋다. 옛 선비들이 자식한테 쓴 편지에 나오는 문장이다. 할 말과 걱정이 오죽 많았으랴. 그러나 편지의 말미는 대개, 다 말하지 않는다,였다. 그것이 참 고고하고 여여하다. 나도 실천하려고 애써봤다. …

    • 2021-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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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어있는 것의 소용[내가 만난 名문장/정태현]

    피어있는 것의 소용[내가 만난 名문장/정태현]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무엇에 쓰려고 그렇게 열심히 수학을 연구하느냐고. 봄 들녘의 제비꽃은 제비꽃으로 피어 있으면 그뿐이지 않은가. 피어있는 것의 소용은 제비꽃이 알 바 아니다.” ―오카 기요시 ‘수학자의 공부’ 중 밤하늘을 바라보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라는 공간 속에 …

    • 2021-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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