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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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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천년의 바람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천년의 바람

    천년의 바람―박재삼(1933∼1997)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 2015-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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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서녘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서녘

    서녘 ―김남조(1927∼) 사람아 아무러면 어때 땅 위에 그림자 눕듯이 그림자 위에 바람 엎디듯이 바람 위에 검은 강 밤이면 어때 안보이면 어때 바다 밑 더 파이고 물이 한참 불어난들 하늘 위 그 하늘에 기러기떼 끼럭끼럭 날아가거나 혹여는 날아옴이 안 보이면 어때 이별이…

    • 20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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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국수가 먹고 싶다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국수가 먹고 싶다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1946∼)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

    • 201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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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지상에 없는 잠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지상에 없는 잠

    지상에 없는 잠 ―최문자(1943∼) 어젯밤 꽃나무 가지에서 한숨 잤네 외로울 필요가 있었네 우주에 가득찬 비를 맞으며 꽃잎 옆에서 자고 깨보니 흰 손수건이 젖어 있었네 지상에서 없어진 한 꽃이 되어 있었네 한 장의 나뭇잎을 서로 찢으며 지상의 입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네 저물녘 마른…

    • 201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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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무지개를 사랑한 걸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무지개를 사랑한 걸

    무지개를 사랑한 걸 ―허영자(1938∼)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풀잎에 맺힌 이슬 땅바닥을 기는 개미 그런 미물을 사랑한 걸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자 그 덧없음 그 사소함 그 하잘 것 없음이 그때 사랑하던 때에 순금보다 값지고 영원보다 길었던 걸 새겨두자 …

    • 2015-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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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릉조―70년 추석에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릉조―70년 추석에

    소릉조―70년 추석에 ―천상병(1930∼1993)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배기 나는 서울에 있고 형과 누이들은 부산에 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 가는 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

    • 20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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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어머니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어머니

    어머니 ―오세영(1942∼ ) 나의 일곱 살 적 어머니는 하얀 목련꽃이셨다. 눈부신 봄 한낮 적막하게 빈 집을 지키는, 나의 열네 살 적 어머니는 연분홍 봉선화 꽃이셨다. 저무는 여름 하오 울 밑에서 눈물을 적시는, 나의 스물한 살 적 어머니는 노오란 국화꽃이셨다. 어두운 가을…

    • 201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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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아버지의 마음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마음 ―김현승 (1913∼1975)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

    • 20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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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녀상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소녀상

    소녀상 ―송영택(1933∼) 이 밤은 나뭇잎이 지는 밤이다 생각할수록 다가오는 소리는 네가 오는 소리다 언덕길을 내려오는 소리다 지금은 울어서는 안 된다 다시 가만히 어머니를 생각할 때다 별이 나를 내려다보듯 내가 별을 마주서면 잎이 진다 나뭇잎이 진다 멀리에서 또 가…

    • 201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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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꽃씨와 도둑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꽃씨와 도둑

    꽃씨와 도둑 ―피천득(1910∼2007) 마당에 꽃이 많이 피었구나 방에는 책들만 있구나 가을에 와서 꽃씨나 가져가야지 피천득은 수필가로 유명하다. 그의 수필집 제목은 ‘인연’인데, 이 책은 수필계의 고전이자 스테디셀러로 알려져 있다. 왜 그렇게 많이들 읽었을까.…

    •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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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별을 보며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별을 보며

    별을 보며 ―이성선(1941∼2001) 내 너무 별을 쳐다보아 별들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내 너무 하늘을 쳐다보아 하늘은 더럽혀지지 않았을까. 별아, 어찌하랴. 이 세상 무엇을 쳐다보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걸어가던 거리 엉망으로 술에 취해 쓰러지던 골목에서 …

    • 201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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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묵화(墨畵)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묵화(墨畵)

    《 나민애 서울대 기초교육원 교수가 매주 금요일 ‘시가 깃든 삶’으로 독자들을 찾아갑니다. 나 교수는 따뜻한 감성으로, 잘난 시가 아니라 좋은 시를 찾아다니는 여성 평론가입니다. 그가 소개하는 한 편의 시는 일상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 주는 위안이 되어 줄 것입니다. 》 …

    • 201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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