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프로바이오 “이중항체 기술로 의약품시장 판도 바꿀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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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프로바이오
美에이비프로사에 지분 투자… 임상-신규 후보물질 공동개발
이중항체 플랫폼 ‘테트라바이’
면역-표적항암 동시 치료 기대… 위암 치료제 등 7개 라인업 보유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유해물질이나 병원균(항원)이 체내로 유입되면 면역반응을 통해 이를 물리친다. 이때 항체는 항원과 결합해 이를 중화하거나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단일항체’ 대신 동시에 두 표적을 타깃하는 ‘이중항체’ 기술은 항암치료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판된 제품이 3개밖에 없어 향후 성장성이 크게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에이비프로바이오(공동대표 양진상, 이안 챈)가 최근 상용화가 가능한 7개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고 나섰다.

○ 이중항체 시너지효과 입증

항체는 구조적으로 Y자 모양으로 표현한다. 동일한 2개의 긴 단백질 사슬과 2개의 짧은 단백질 사슬로 구성된다. Y자 모양의 줄기는 2개의 단백질 사슬로만 만들어져 있고 V 부분의 끝은 각각 긴 단백질 사슬 하나와 짧은 단백질 사슬로 이뤄져 있다. 이곳은 항원의 항원결정인자와 결합할 수 있다. 해당 부분이 항원과 결합해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항체 한쪽에서는 면역세포(T Cell)를, 다른 한쪽은 항암세포의 항원을 타깃으로 이중항체를 디자인하면,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물리적으로 가깝게 위치하게 만들어 항암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이를 통해 두 개의 단백질을 가깝게 연결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들이 입증되면서 ‘이중항체 플랫폼’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중항체 플랫폼’은 면역항암치료와 표적항암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기반기술 및 이중항체의 단일항체 대비 구조적 우월성에 착안해 암 이외의 난치성질환 등에 치료제로 확정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CAR-T 치료법은 환자의 T세포를 채취해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뒤 이를 다시 환자에게 투여해 악성종양을 찾아내 파괴하는데, 탁월한 치료 효과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용과 일부 부작용 때문에 이중항체를 활용한 면역항암치료법은 비용, 편의성, 안전성 및 접근성 면에서 이점이 있어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다.

○ 7개의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

면역관문억제제는 단독요법으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고형암에서 치료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데 최근 연구 등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와 기존 항암제를 병용 투여했을 때 항암 효능이 높아진다. 이중항체 기술을 활용하면 면역관문을 조절하는 서로 다른 두 가지 표적을 하나로 결합할 수 있고, 면역관문 조절 표적과 항암 특이항원을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체를 개발할 수도 있어 병용투여법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중항체 시장규모가 연평균 34%의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업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17년 1억8000만 달러로 추산된 이중항체 시장규모는 2030년까지 93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항체의약품을 신규 바이오사업으로 새롭게 추진 중인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아시아시장 진출에 속력을 내고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전신인 유지인트는 공작기계의 한 분류인 머시닝센터로 외형을 키웠다. 2011년에는 초고속 스핀들(24만 rpm)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해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2015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유지인트는 올해에 미국 보스턴에 소재한 Abpro사에 대한 지분투자를 시작으로 이중항체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사업을 시작했으며, 회사명을 ㈜에이비프로바이오로 변경했다. Abpro사는 2007년에 설립 이래 300개 이상의 항체를 개발해 왔다. 현재 항체기술 관련 Diverse Immune, Multi Mab, Tetra B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7개의 파이프라인 중에서 리드프로그램인 ABP-100(적응증 위암)과 ABP-201(적응증 황반변성)은 2020년 미국 FDA 임상 1상을 앞두고 있다. Abpro사의 창립자이자 에이비프로바이오의 대표이사인 이안 챈은 “미국 Abpro와 한국의 에이비프로바이오는 하나의 팀으로 임상 진행과 신규 후보물질 공동개발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용화가 가능한 7개의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뛰어난 아시아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국의 에이비프로바이오가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중항체 의약품 시장규모

수년간 치료제 개발 제약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었던 Abpro는 그간 항체를 개발해온 이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중항체 개발에 전격 나선 셈이다. 그만큼 축적된 경험을 활용한 인프라 확보에서도 탄탄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우선은 미국 MIT 석좌교수인 로버트 랭거 박사를 비롯한 학계 및 업계의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자문위원으로 포진해 있다. 이들은 바이오산업의 메카인 보스턴에서 10년 이상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실행력으로 결속돼 있다. 따라서 에이비프로바이오는 미국 Abpro의 아시아 사업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주요 리드프로그램인 ABP-100과 ABP-201에 대한 아시아사업개발 권한 도입을 완료했고, 나머지 자산에 대해서도 아시아사업개발권에 대한 순차적인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업계 전문가들도 “항체, 유전자, 면역세포를 융합한 면역치료기술이 발달하고 좋은 임상결과가 보고되고 있어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글로벌 제약사 등이 항암면역치료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서 증가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24년에 톱10 셀링 의약품 중 5개 의약품이 항체의약품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항체의약품은 1975년에 처음 새로운 의약품 기술로 개발됐고, 1990년부터 미국 FDA와 유럽 EMA로 확대됐다. 2009년 Removab(악성 복수 치료제, 네오팜 바이오텍), 2016년 Blincyto(급성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암젠), 2017년 Hemlibra(A형 혈우병 치료제, 로슈) 등 총 3개의 이중항체 신약만이 승인됐다.

현재는 100개가 넘는 이중항체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다. 그중에서 30건이 넘는 이중항체 후보물질이 임상 단계에서 연구되고 있어 향후 성장성에 큰 기대를 모은다.

○ 이중항체 플랫폼 ‘테트라바이’

특히 Abpro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테트라바이(Tetra Bi)’는 이중항체의 반감기를 연장시켜 오랜 시간 효능을 지속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자주 투약하지 않아도 되며, 종양이 없는 곳에서 T-Cell 활성화(Cytokine Release syndrome)가 일어나지 않아 부작용이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게다가 항체를 대칭 구조로 설계해 대량생산 또한 용이하다는 장점도 어필되고 있다.

테트라바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금까지 개발된 파이프라인은 △위암 면역항암제 ABP-100 △황반변성 면역항암제 ABP-102 △간암 면역항암제 ABP-110 △혈액암 면역항암제 ABP-130 △위장암 면역항암제 ABP-140 △위암 면역항암제 ABP-150 △면역 관문 억제제와 이중항체 조합 면역항암제 ABP-160 등이 있다.

에이비프로바이오의 ABP-100 파이프라인은 유방암, 위암 등을 타깃으로 한 치료제다. HER2가 과발현되는 다양한 암종을 타깃으로 HER2 약제에 내성환자 및 Intermediate HER2 발현 환자군 치료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 가운데 ABP-100(위암)과 ABP-201(황반변성)은 아시아 지역이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위암 발병 인구 103만 명 가운데 74%가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고, 향후 2040년까지 78%로 증가가 예상된다.에이비프로바이오가 위암 치료제를 주요 적응증으로 선정해 아시아시장 진출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양진상 대표는 “한국이 머지않아 아시아 바이오 시장의 메카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며 “관련 인프라는 물론 훈련이 잘된 전문가들로 포진하고 있는 에이비프로바이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 아시아 지역의 넘버원 바이오텍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또한 2020년 하반기 ABP-100의 미국 FDA IND 제출을 시작으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양 대표는 “Abpro사는 이미 중국 난징의 CTTQ와 공동개발 계약을 2월에 체결, 연구개발비로 6000만 달러(총계약규모 40억 달러)를 순차적으로 지원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기존 항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플랫폼 경쟁력




01

DiverslmmuneTM 플랫폼은 면역 내성을 최소화함으로써
타깃하기 어려운 단백질에 대한 고품질의 항체를 발굴하여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 증대

02

하나의 타깃에 대해 다양한 항체를 발굴함으로써
초기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최적화된 항체 발굴 가능성을 높여 줌
또한, 질환 특이적인 폭넓은 항체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으로써
다양한 의료수요를 충족할 파이프라인 확보

03

MultiMabTM 플랫폼은 확보된 항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중항체 또는 다중항체를 후보군으로 구축함으로써
최적화된 임상 후보물질을 신속하게 도출


▼ 양진상 대표 인터뷰 ▼

“2040년 亞위암환자 78%까지 증가… 아시아시장 선점은 큰 의미”




- 바이오사업을 신사업으로 시작한 계기와 이중항체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항암, 지병 치료의 이중항체가 트렌드로 부각되는 추세이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그간 항체의약품을 제조하여 대기업에 기술이전을 하였으나 여기서 한발 나아가이중항체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완료했다.
지금보다 훨씬 효능이 높고 부작용까지 잡을 수 있는 매력적인 바이오사업에 주력함으로써 임상제약회사로 발돋움할계획이다.
ABP-201(당뇨병성 황반 부종, 습식 황반변성) 시장은 2022년까지 8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ABP-100(Her2을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암종의 치료제) 시장은이미 1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위암으로한정할 경우, 2018년 약 103만 명이 발병하였으며, 2040년까지 18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지역이 현재 전 세계 위암 환자의 74%를 점유하고 있다. 2040년까지 7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아시아시장 선점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 아시아시장 석권 전략은….

그동안 임상을 통해 인체에 대한 스터디를 축적한 노하우가 있다.
이중항체 기술이 증명되는 작업들이 표면에 드러나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확신한다. 신규 포트폴리오는 7개 정도다. 그중에서 핵심은 ABP-100(위암)번이다. 아시아 쪽에 많은 위암을 비롯해서 유방암이나 대장암에도 효능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어 주력하고 있다. 또 노화시장까지흡수할 전략을 세우고 있다. 100번은 내년 하반기에 임상에 들어가는데 경험 많은 전문가들과 타임라인을 맞출 계획이다. 201번은 후년에 임상에 들어갈 계획이며, 그 외에도 거대 제약사들과 접촉 중이다.

- 미국 Abpro와 협력을 통해 얻어지는 시너지는….

실질적으로 ABP-100은 내년 초 미국 임상1상 IND를 제출, 임상1a상이 완료되면 에이비프로바이오가 아시아 주요 시장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위암환자가아시아 지역에 집중돼 있다 보니 시장규모가 상당하다. Abpro가 보유하고 있는 7개의 파이프라인을 순차적으로 이전받을 계획이다.
Abpro는 이외에도 간암 면역항암제 ABP-110, 혈액암 면역항암제 ABP-130 등 총 7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7개 파이프 라인 외에도 300개 이상 다양한 항원에 작용가능한 항체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파이프라인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파이프라인은 에이비프로바이오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할 계획으로, Abpro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에이비프로바이오와 원팀(oneteam)으로 협업할 것이다.


박지원 기자 jwpark@donga.com
#비즈포커스#제약#에이비프로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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