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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민주주의 대공황을 넘자/2부]<3·끝>새 정치리더, 새롭게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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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민주주의 대공황을 넘자/2부]<3·끝>새 정치리더, 새롭게 키우자

동아일보입력 2011-12-07 03:00수정 2011-12-0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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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經世家 길러 낼 한국판 ‘마쓰시타정경숙’ 만들자
“한나라당에 차세대 정치 리더를 훈련시킬 시스템이 없다. 나도 15년간 당에서 일했지만 남들보다 정치역사를 좀 더 알 뿐 정책 비전에는 문외한이다. 계파 수장은 자기 사람 심고 능력 없는 사람을 검증 없이 데려온다. 18대 최악의 공천이 최악의 국회를 만들었다.”(한나라당 당직자 A 씨)

“공천이 계파 중심으로 이뤄져 젊은이가 정치 리더로 커갈 수 없다. 당이 젊은 정치인들이 성장할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하는데, 이를 방기하고 있다. ‘늙은 민주당’이 돼 간다.”(민주당 당직자 B 씨)

17대 국회의원의 62.5%, 18대 국회의원의 44.8%가 초선이었다. 수치로만 보면 확실히 물갈이가 된 것이지만 국회가 맑아지고 있다는 평가는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싸움꾼만 잔뜩 집어넣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정당이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풍부한 정책 비전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고 충원하는 역할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다 특정 계파의 실세에게 픽업돼 공천을 받거나 대선후보 캠프에 참여했다가 운 좋게 금배지를 다는 사례가 훨씬 많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030의 젊은 인재들이 ‘미래’를 꿈꾸며 정당 활동에 적극 참여해 정치 리더로 성장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민주주의 대공황을 넘으려면 21세기형 정치 리더를 키워낼 다양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①한국판 정치 리더 양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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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가 사재를 털어 설립한 일본의 마쓰시타(松下)정경숙, 프랑스의 국립행정학교, 미국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저마다 설립 주체(기업가, 국가, 대학)는 다르지만 차세대 정치 리더를 배출하는 정치 엘리트 양성 학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엔 제대로 된 정치 리더 양성학교가 사실상 없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정치대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정치 지망생들의 ‘인맥 쌓기’ 공간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현출 국회 입법조사처 정치의회팀장은 “지금이라도 한국의 마쓰시타정경숙, 국립행정학교, 케네디스쿨이 나와 새로운 정치를 이끌 경세가(經世家·statesman)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②단계적 성장 시스템을 갖추자


영국에선 젊은 정치인이 지방의원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리더십을 형성해가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와 사정은 다르지만 노동당은 노조 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을 검증해 중앙 의회에 진출시키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지방의원부터 시작해 실력을 인정받으면 국회로 진출하고, 능력과 도덕성에 대한 엄정한 검증을 거쳐 그중 일부는 궁극적으로 소속 정당의 대선후보로까지 성장하는 예측 가능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다만 부정부패가 만연한 현행 지방자치제도 아래서는 공인 의식과 정치 비전을 갖춘 정치인이 성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자체의 근본적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정책 능력·비전을 계량화한 공천


다양한 방식으로 정치 리더들을 키워내더라도 국회의원 공천권을 당 지도부가 독점하거나 계파 나눠먹기로 공천이 이뤄진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공천 개혁 방식으로 제기되는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참여경선제)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일부에선 지명도가 높은 사람, 조직력이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근본적 해법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정치 비전, 리더십, 정책 능력을 평가할 계량화된 지표를 개발해 이 지표에 따라 공천 심사를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정성 평가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당선 가능성이라는 현실적 공천 기준을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가 함께 검토돼야 한다.

지역구 의원을 줄이고 비례대표 의원을 늘리자는 제언도 있다. 장훈 중앙대 교수는 “각 분야에서 정책 능력을 갖춘 정치 리더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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