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세 미만 폴란드 청년들, 소득세 안 내도 되는 사연은?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6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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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폴란드에서 일하는 26세 미만 청년들은 정부에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폴란드 당국이 이달 1일부터 26세 미만 국민에 대한 소득세(18%)를 전면 폐지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득세 제로(0)’ 정책이 실질임금을 높여 밖으로 나가고 있는 폴란드 청년들의 ‘취업 이민’ 행렬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총선용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지난 1일부터 연간 소득이 8만5000즈워티(약 2681만원)가 안 되는 26세 미만 취업자를 대상으로 소득세를 전면 면제했다. 폴란드의 평균 소득이 6만즈워티(약 1892만원)인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혜택이다.

레섹 스키바 폴란드 재무부 차관은 “세금 감면 조치로 3800만명 중 약 200만명의 청년들이 혜택을 누리게 됐다”면서 “이 법안이 폴란드 노동시장에서 젊은층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지난 15년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폴란드를 떠나 서유럽으로 향한 인력이 170만명이 넘는 등 극심한 인력 유출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이는 수도인 바르샤바 전체 인구와 맞먹는다.

이 정책으로 26세 미만 근로자들이 사실상 더 많은 급여를 받게 돼 폴란드에 머무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독일·영국·프랑스·아일랜드 등에 거주하고 있는 이민자 중 일부가 귀국을 고려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스키바 차관은 정부의 세수가 약 25억즈워티(약 2892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중 절반은 국고로 절반은 지방정부 당국이 부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두가 이 정책을 반기는 것은 아니다. 오는 11월 총선을 앞두고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이라는 비판과 함께, 실질적인 수혜는 노동자가 아닌 기업이 입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8%의 세금을 뺀 더 적은 월급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경찰이라고 소개한 얀 피오트로프스키(23)는 AFP통신에 이번 조치로 100~200즈워티(약 3만~6만원)를 더 벌게 되는데, 이는 바르샤바에서 햄버거 5~8개를 사먹을 수 있는 가격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현 정부의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고 앞으로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폴란드의 집값은 비싸고 물가도 느리지만 분명히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몇년간 해외 이주를 고려해 왔는데 내 생각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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