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최영미, 새 시집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 하려다가…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1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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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 미투운동을 촉발한 시인 최영미(58)가 6년 만에 시집을 냈다. ‘다시 오지 않는 것들’(이미출판사)이다.

최 시인은 18일 블로그에 “드디어 시집이 나왔다.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낸 책은 처음, 그 이유는 나중에”라고 썼다.

“여러분의 뜻을 받들어 제목을 ‘헛되이 벽을 때린 손바닥’으로 하려다, 그럼 최영미의 모든 노력이 ‘헛되어’질지 모른다고, 추천사 써주신 문정희 선생님이 말려서 결국 무난하게 ‘다시 오지 않는 것들’로 결정했다. 이번 시집의 콘셉트는 무난하게로, 소송 중이라 재판에 영향 줄까봐 조심조심”이라고 털어놓았다.

“가슴을 두드렸던 그 순간은 다시 오지 않았다. 다시 오지 않는 것들, 되살릴 길 없는 시간들을 되살리려는 노력에서 문자 예술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어느 봄날, 봉긋 올라온 목련송이를 보며 추억이 피어나고 노래가 나를 찾아왔다. 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동안은 시를 영영 잃지 않을 게다.”(‘시인의 말’ 중)

이 시집에서 그녀는 자신의 안과 밖에서 진행된 변화를 원숙해진 언어와 강렬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시인 고은(86)의 성추문을 처음 폭로한 시 ‘괴물’(2017년 9월 계간 ‘황해문화’)도 실려있다.
‘괴물’은 작가 ‘En’이 후배 작가를 성추행한 사실을 담고 있다. ‘En선생’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작품 속 설정으로 지난해 2월 고은 시인의 실명이 공개됐다. 논란이 커지자 고 시인은 영국 출판사를 통해 “부인과 나 자신에 부끄러운 어떤 짓도 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지난해 7월 최씨와 언론사를 상대로 10억7000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올해 2월 최씨와 언론사에 대한 각 청구를 기각했다. 언론사에 허위 내용을 제보한 시인 박진성(41)씨의 1000만원 배상 책임만 인정했다. 고씨가 1심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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