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외교’ 계기, 北과 협상재개 서두르는 美…“언제든 준비 돼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4일 14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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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친서외교’의 재개를 계기로 북-미 회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두문불출하던 북한이 최근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려는 신호들이 잇따라 감지되고 있는 만큼 가급적 빨리 비핵화 회담의 동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중동 방문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김 위원장에게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친서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과의 논의에 좋은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 아침 북한에서 나온 발언을 보면 아마도 꽤 높은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북한의 답변’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고,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고 반응한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북한이 협상 복귀 준비가 돼야 한다는 전제 하에 “우리는 말 그대로 어느 순간에라도 당장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협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우리(북-미)가 더 나은 지점에 있다고 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다소 서두르는 듯한 뉘앙스까지 느껴질 정도로 한층 적극적인 미국의 비핵화 협상 재개 의지를 담고 있다. 앞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19일 북-미 양측의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며 북한을 향한 유화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 주 방한 기간에 판문점에서 북측과의 접촉도 계속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협상을 책임지는 고위당국자들의 이런 행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변화하는 시점에 북-미 협상 재개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하노이 회담의 결렬 이후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대외적 행보를 끊고 두문불출한 북한이 다시 협상에 나설 신호를 기다려왔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을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무역 담판에 나서는 시 주석이 북한을 협상 지렛대 삼아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이정은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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