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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中>대선 리더십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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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리더십]<中>대선 리더십 어떻게

동아일보입력 2011-04-14 03:00수정 2011-04-14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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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적 ‘票퓰리즘’ 후대에 부담… 공약 만들때부터 검증 거쳐야 《 동아일보와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최근 수행한 ‘차기 대통령 리더십’ 설문 조사는 각계 100명의 오피니언 리더로부터 차기 대통령이 지녀야 할 바람직한 리더십의 상을 도출한 것이다.
▶본보 11일자 A1면 “차기대통령, 효율보다 화합… ”
A4면 전문가 100인 설문
A5면 바람직한 정책 리더십

이 조사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은 차기 대통령의 덕목으로 화합 소통 신뢰를 국정운영의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다음 문제는 이런 리더십의 내용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의 리더십이 구체화되는 공약이 이뤄지는 과정에 대한 평가와 제도적 검증이 가능한가를 짚어볼 수 있다. 》
대통령 후보자의 공약은 첫째, 국정운영 방향성의 중심가치에서 파생된,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정책들의 배열이어야 한다. 공약들은 낱낱이 흩어져 있는 개별 내용을 담는 게 아니라 서로 연관된 정책의 집합이어야 한다. 여러 차례의 지난 대선에서 나온 공약들이 적지 않게 무책임하고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후보들은 공약을 구성할 때 이를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지방 유세 직전에 갑자기 발표된 노무현 후보의 수도 이전 공약이나 이와 맞닿은 이명박 후보의 세종시 공약은 갑작스럽고 일과적인 공약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후대의 부담으로 남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둘째, 정책이나 공약들은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며 정치공동체에 대한 충분한 고려에서 비롯되어야 한다. 지역보다 나라, 개별보다는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고, 단기적 즉자적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심층적인 고민에서 공약이 나와야 한다. 과학벨트나 신공항 공약이 탄생부터 이와 달리 지역 민심을 끌어내려는 포퓰리즘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공약이 어떠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아무리 따져도 지나치지 않다. 정치는 상충되는 가치들의 경합 과정에서 공동체가 합의 가능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고, 공약이란 그 우선순위에 대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예산을 국방, 복지, 농민 정책 등에 동시에 쓸 수는 없는데도, 다른 후보자가 하면 나도 내놓는 ‘따라주의’(me-tooism)는 우리 선거 풍토에서 가장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권자들은 이런 공약들이 불가능하거나, 아니면 그 실현을 위해서는 세금이 오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또 알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한반도 대운하 공약의 실현 가능성 여부가 공약을 만드는 단계에서 공론화됐더라면 이후 소모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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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최우선 가치로 꼽은 화합 신뢰 소통은 차기 리더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지자를 모으고 리더십을 발휘해 나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제언’이다. 경청과 설득, 열린 자세를 가진 정치인이 바람직하다는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피니언 리더들은 그 가치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한마디로 요약해 밝히고 있다. 바로 피드백의 활성화이다.

정책이나 공약이 만들어지고 내세워지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책효과에 대한 전문가와 대중의 평가와 반응에 귀 기울이고 다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상시적 피드백의 과정’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피드백 등이 한국 정치에 어떻게 상시적으로 보장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는 바로 개인에서 제도로, 비공식적 리더십에서 공식적 채널로 우리 관심의 포커스를 성숙시키고 확장해 나가는 일이기도 하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성공담이나 리더십의 특징에 대한 묘사가 늘 흥미로운 게 사실이다. 그렇다 해도 이제는 그것을 넘어 대통령의 개인적 스타일에 좌우되지 않는 제도적 요건들을 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이번 조사의 또 다른 결론은 바람직한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은 무엇보다 사회 각 영역에서의 피드백을 보장해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도적 요건의 중요성에 동의한다면, 지도자들의 개인 스타일과 무관하게 각 영역의 피드백을 보장해주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진단과 대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후보들이 구체적인 공약을 의무적으로 제출하고, 유권자와 전문가들이 이를 검토하고 비교하며 따져볼 수 있는 공론의 장,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온 의견을 수용해 정책을 가다듬는 과정들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운동들, 예를 들어 선거매니페스토 운동 등에 후보자들과 유권자들이 공동으로 적극 참여하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공개적으로 자신의 가치와 철학, 구체적인 정책대안을 공약서에 담아 공개적으로 약속을 하고 유권자들은 이를 토대로 후보자들을 평가하는 과정을 상정할 수 있다.

다른 하나의 가능성으로, 이익단체들이 국회의원이나 후보자들의 점수를 매겨서 발표하는 미국의 ADA나 ACU 스코어 등을 원용하는 모델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후보자들이 내놓는 ‘주관식’ 공약에 부가적으로 ‘객관식’으로 구성된 국가정책들에 대한 후보자의 견해를 의무적으로 밝히도록 함으로써 유권자들이 후보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윤광일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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