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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논문 1저자’ 특종에서 조국 사퇴까지 [동아일보 단독 76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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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황성호 기자
황성호 기자
취재의 시작은 단순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평소 언론과 저서 등을 통해 자녀들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었다. 2010년 한 인터뷰에서 조 장관이 “나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의 행복을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른 이슈에선 강한 어조였던 조 장관이 자녀 교육에선 자연인의 모습이었다.

조 장관의 딸이 인터넷에 올린 자기소개서 입수를 시작으로 동아일보의 조국 인사 검증은 시작됐다.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 소속 인턴십의 성과로 논문에 이름을 올렸으며”라고 쓴 문장이 실마리였다. 취재팀은 탐색 끝에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을 어렵사리 찾아냈다.

그다음은 ‘검증의 시간’이었다. 논문 저자가 동명이인일 가능성, 고등학생이 해당 논문을 실제로 쓸 수 있는지 병리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었다. 영어 논문을 아예 번역했고, 1저자의 의미까지도 새로 검증했다. 논문 저자로 추정되는 인사들의 현 근무지까지 파악했다. 결국 8월19일 충남 천안시 단국대병원에서 장영표 교수와 만나 기사를 쓸 수 있었다.

대학가에서 조 장관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병리학회는 논문을 취소했다. 취재팀은 이후 ‘조국 부인, 딸 허위 인턴증명서 조작 개입’ ‘조국 PC에 장 교수 아들 인턴활동증명서’ 등 기사를 보도했다. 1993년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김영삼 정부의 조각 인사 검증 보도 이후 인사 검증은 동아의 DNA로 자리 잡았다. 전통을 이을 수 있게 돼 보람을 느낀다.

※이 글은 조국 전 법무장관 언론 인사검증의 기폭제가 된 동아일보 2019년 8월 20일자 1면, ‘고교 때 2주 인턴 조국 딸,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 특종 취재기입니다. 황 기자와 사회부 장관석 신동진 이호재 김동혁 기자는 이 기사로 시작된 조국 장관 인사검증 특종 보도들로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제348회 이달의기자상(취재보도1부문)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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