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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이어서 통하는 ‘진정성 리더십’[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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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개인적이어서 통하는 ‘진정성 리더십’[직장인을 위한 김호의 '생존의 방식’]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입력 2020-02-26 03:00수정 2020-0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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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김충민 기자 kcm0514@donga.com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백승수 단장의 리더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작년 말 휴가 중 한 언론사 기자로부터 받은 질문이었다. 당시에는 TV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답할 것이 없었다. 이미 종영된 이 드라마를 최근에 와서야 며칠 동안 나누어 처음부터 끝까지 몰아서 보았다. 자연스럽게 드라마를 보는 동안 그 기자의 질문을 생각하게 되었다.

백승수 단장은 고교 야구선수였던 동생이 경기 전에 몸이 아파 호소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경기에 열심히 뛰라고 했다가 바로 그 경기에서 동생이 사고를 당해 하반신 불구가 되고, 충격으로 아버지까지 쓰러지고 아내도 유산을 했던 불운의 주인공이다. 이 사고로 회사 업무에 집중할 수 없었던 그는 씨름단으로 좌천당하게 되고, 이곳에서 단장으로서 우승을 만들어내지만 해체의 아픔을 겪는다.

새로 옮긴 핸드볼 팀에서도 승리 후 해체라는 똑같은 단계를 밟게 된다. 아버지의 병원비에서부터 아픈 동생까지 집안을 먹여 살려야 하는 짐을 무겁게 짊어지며 살아온 인물이다. 새롭게 맡은 야구단은 만년 꼴찌를 기록하던 드림즈 구단으로, 그는 이곳에서 직원들에게는 매우 차갑고, 감정 표현이나 칭찬은 좀처럼 하지 않으며, 구단주에게도 미운털이 박힌다. 오로지 팀의 성적을 높이는 전략을 짜고 실행하는 데 집중하고 결국 야구단 운영에는 별 애정이 없는 구단주와 다양한 개성을 가진 선수단과 직원들 사이에서 위, 옆, 아래로 충돌하며 성과를 하나씩 만들어간다. 돌아보면 우리는 무슨 유행처럼 한때는 히딩크 리더십을 외치다가, 어떤 때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찬양한다.


마치 모든 리더가 그래야 할 것처럼. 흔히 많이 인용하는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리더십에는 맞지 않는다. 성공적인 리더십은 모두 저마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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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는 모두 성공한 리더이지만 스타일은 너무나 다르다. 백 단장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겠지만, 만년 꼴찌의 팀을 한국 시리즈까지 나가게 만들었다는 성과를 놓고 보면 성공한 리더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의 리더십에서 인정할 가장 큰 부분은 그는 자신에게 맞는 리더십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리더는 자상하고 칭찬도 잘해주지만, 어떤 사람은 칭찬에 인색하다. 어제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면 실행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상황마다,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백 단장의 리더십은 진정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을 잘 보여준다고 말할 수 있는데, 진정성 리더십이란 자신에게 중요한 가치와 잘 맞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여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성공한 리더는 그런 점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과도 통하는 점이 있다. 모든 우등생이 교과서 중심으로 새벽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며, 잠을 적게 자는 것도 아니다. 공부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의 개성을 잘 인식하고, 자신에게 어떤 공부법이 잘 맞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강력하고 성공적인 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장난감 레고 한 상자를 사면 그 안에는 다양한 종류와 크기, 색깔의 레고 블록이 들어 있다. 만약 모두 똑같은 레고 블록이 들어있다면 만들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맞는 리더십 스타일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리더는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방식을 강요하기보다는 각자가 가진 장점을 스스로 알도록 도와주고,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서로 다른 색깔을 조직 내에서 발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들어준다. 백 단장의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면서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인용했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 “가장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백 단장은 가장 개인적인 방식으로 팀을 이끌었고, 많은 난관을 이겨냈다. 비록 본인은 물러났지만 팀에는 성장과 새로운 기회, 화합과 승리를 안겨주었다. 리더십 역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진정한 리더십으로 발휘될 수 있다.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진정성 리더십#백승수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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