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만 마시면 속이 부글부글? 미지근하게 데워 나눠 드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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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우유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성장기 어린이에게 우유는 칼슘과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전립샘암이 걱정되는 40대 이상 남성도 하루 200m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최근엔 우유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성장기 어린이에게 우유는 칼슘과 단백질의 좋은 공급원이다. 전립샘암이 걱정되는 40대 이상 남성도 하루 200mL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DB

우유는 인류 역사에서 특별한 식품이다. 기원전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도, 우리나라 삼국시대에도 우유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오랜 역사가 증명하듯 우유는 달걀과 더불어 가장 완벽한 식품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인에게 우유는 일상과 함께하는 식품이다. 하지만 서양인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은 우유를 소화시키는 능력이 떨어진다. 27일 오후 7시 20분 방영하는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 지바고’ 제7회 ‘우유 마실까? 말까’ 편에서는 소화 장애, 유해성 논란 등 우유에 관한 모든 것을 소개할 예정이다.

○ 우유 제대로 마시면, 소화 장애도 완화

평소 피부 미용에 관심이 많은 20대 여성 성진이 씨는 일주일에 세 번 우유로 얼굴에 팩을 한다. 성 씨는 팩과 함께 우유도 마시면 피부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언감생심이다. 우유만 마시면 속이 부글부글 끓고 설사가 나기 때문이다.

성 씨처럼 우유에 함유된 유당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상태를 유당 불내증이라고 한다. 유당 불내증은 분해효소 결핍 때문에 생긴다. 이 경우 소장에서 유당의 분해와 흡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복부 팽만감이 생긴다. 흡수가 되지 않은 유당은 대장에서 연동운동을 자극해 설사와 복통을 일으킨다.

닥터 지바고 제작진은 유당 불내증을 좀 더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먼저 공복 상태에서 혈당 수치를 체크한다. 그 다음 우유를 마시고 1시간 뒤 혈당 수치를 다시 잰다. 공복 상태의 혈당에서 30 이상이 오르면 소화가 잘된 것이고, 10 이하면 우유 소화 장애라고 볼 수 있다. 20∼30이면 판정하기 애매한 결과다. 유당 불내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없을까.

제작진은 유당 불내증을 극복한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며 ‘우유 마시기 3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빈속에 마시지 않는다. 둘째, 미지근하게 데워 규칙적으로 꾸준하게 여러 번에 걸쳐 나눠 마신다. 셋째, 데워 먹을 수 없을 때는 다른 식품과 함께 먹는다.

○ 우유가 몸에 해롭다?

우유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이다. 우유의 단백질 함량은 2.9∼3.3%인데, 이 단백질 가운데 카세인이 78%를 차지한다. 카세인은 영양상 중요한 인 성분의 단백질로 사람에게 꼭 필요한 8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모두 함유하고 있다.

위암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우유는 당뇨병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유를 매일 마시는 사람은 당뇨병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기능 저하 현상이 70%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유 100mL에는 108mg의 칼슘이 들어 있어, 성인이 하루 2컵(400mL)만 마시면 칼슘 부족 등으로 생기는 뼈엉성증(골다공증)까지 예방할 수 있다.

반면 우유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2009년 국내 번역 출간된 프랑스 과학전문기자 티에리 수카르의 책 ‘우유의 역습’은 우유의 칼슘 효과는 없다고 주장한다. 골절 발생률이 아시아, 아프리카 등 유제품을 덜 먹는 지역보다 많이 먹는 북유럽에서 높다는 것이다. 우유 소비량이 가장 많은 미국이 뼈엉성증 발생 비율이 최다이며 노르웨이 덴마크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도 뼈엉성증 비율이 높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프랭크 오스키 교수는 멸균하는 과정에서 우유 속 칼슘의 성분이 변해 아무리 많이 마셔도 칼슘 흡수가 잘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우유 단백질 때문에 습진, 천식,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반론에도 여전히 우유를 마셔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한국인의 1인당 하루 우유 섭취량은 73mL로 반 컵도 안 된다. 이는 미국 농무부가 발표한 하루 권장량인 720mL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우유가 전립샘암을 유발한다는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지만 대한암협회는 전립샘암 발생 위험군에 속하는 40대 이상 남성도 하루 200mL는 마실 것을 권고하고 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우유#소화#영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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