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일베는 쓰레기지만 기생충이 무조건 나쁜건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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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얼마 전 한 강연회에서 "일베는 쓰레기더미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한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베는 극우 보수 성향 인터넷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약자다.

유 전 장관은 지난달 29일 오후 수원 북스리브로에서 열린 강연에서 '일베의 역사왜곡 및 막말 게시물로 촉발된 표현의 자유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일베는 그냥 쓰레기더미다. 일베는 약자를 헐뜯고 비방하고 비웃고 조롱하는 담론으로 꽉 차 있다"며 "모든 갈등구조에서 강한 자를 옹호하는 담론이 모여 있는 곳이 일베"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제는 글의 내용인데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의 인격도 쓰레기라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유 전 장관은 "그런 쓰레기들에게도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확보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쓰레기에게도 권리가 보장되고 자유 보장돼야 선량한 보통 시민들에게도 확실하게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은 "원래 표현의 자유라는 건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옳다고 생각하는 견해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며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견해까지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을 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민주당 등에서 제기한 '일베 폐쇄' 주장에 대해 "멍청한 짓"이라며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일베를) 그냥 적절한 곳에 있도록 해야 한다. 기생충학자나 병리학자들은 기생충이나 대장균을 무조건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며 "적절한 곳에 함께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이런 류의 사이트는) 일본에도 있고 독일에도 있고 각각 다른 이름으로 모두 있다.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는 게 현명하다"고 밝혔다.

유 전 장관은 "일베의 표현의 자유는 보장하되 사실을 터무니없이 왜곡해 타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면 법률에 의해 처분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의 발언은 강연회 참석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일반에 알려졌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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