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천” 클릭… ‘사이버서당’ 뜬다

  • 입력 2009년 7월 9일 03시 00분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전통문화연구회 고전연수원에서 60여 명의 학생이 ‘고문진보전집’ 강의를 듣고 있다. 이곳의 강의는 사이버서당(cyberseodang.or.kr)에 올라온다. 아래는 사이버서당의 초등학교 1학년용 강의자료. 그림을 이용해 알기 쉽게 한자를 풀이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전통문화연구회 고전연수원에서 60여 명의 학생이 ‘고문진보전집’ 강의를 듣고 있다. 이곳의 강의는 사이버서당(cyberseodang.or.kr)에 올라온다. 아래는 사이버서당의 초등학교 1학년용 강의자료. 그림을 이용해 알기 쉽게 한자를 풀이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 한자교육운동연합 무료콘텐츠 인기

전통문화연구회 한문 강의 포함
어린이용 기초한자 등 30여종 제공
“전국민 한자 가르쳐 半문맹 해소”

“사이버서당을 통해 수강했던 ‘사자소학(四字小學)’ 강의는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곁에 모여 따뜻한 군고구마를 먹으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어른들의 좋은 말씀을 듣는 것 같은 포근하고 친근한 느낌을 줬다.”(사이버서당 ‘사자소학’ 강의 수강소감 중)

무료로 한자와 한문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버서당(cyberseodang.or.kr)이 6월 15일 문을 연 이래 회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사이버서당은 유료와 무료 콘텐츠가 합쳐져 있던 이전 사이트에서 무료 콘텐츠만 분리해 개설한 것으로 매일 50∼70명의 회원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이전 사이트의 무료 회원수를 합한 누적 회원수는 4만5000명에 이른다.

사이버서당을 개설한 한자교육국민운동연합(한교련·공동대표 이응백 서울대 명예교수)은 2005년 전통문화연구회가 주축이 돼 발족한 단체다. 사이버서당 외에도 서울 종로구 낙원동 고전연수원에서 오프라인으로 한자(문) 강의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등록증 성명 한자 병기하기’ ‘국어기본법 바로잡기’ 등 일상생활에서 한자 사용을 늘리기 위한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사이버서당 홈페이지에는 ‘사자소학’ 등 어린이용 기초한자부터 초중고 한자, 직장인을 위한 한자 등 모두 30여 종의 강의가 열린다. 동영상 그림 노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강의들이다. 전국 지명을 한자로 풀이한 자료, 초등학교 교과서 속 한자어 정리, 유아용 한자교육카드 등 다양한 한자교육 콘텐츠도 함께 볼 수 있다.

이 단체는 앞으로 고소설이나 한국철학 등에 관해 전문가가 직접 칼럼을 쓰고 연구 자료를 올리면서 콘텐츠를 확대 심화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최운식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의 전통문화 칼럼과 김기창 백석대 교수의 고소설 해제가 올라와 있다.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장은 “많은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한자교육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며 “앞으로 사이버서당을 전 국민이 한자를 배울 수 있는 ‘국민서당’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우리말 어휘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한자교육을 소홀히 한 탓에 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반문맹(半文盲)’이 늘어나고 있다”며 “한자도 국어라는 생각으로 올바른 국어사용을 위한 한자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교련은 또 한자교육과 학업성취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올해 경북 포항시 영일중 1학년을 대상으로 두 학급은 한자가 들어간 교과서를 사용하고 다른 두 학급은 기존의 한글 교과서를 그대로 사용한 뒤 그 결과를 비교해보는 연구다. 연구 결과는 11월경 나올 예정. 배원룡 한교련 한자교육국장은 “한자능력검정시험 응시 인원이 연간 100만 명을 넘는 등 한자교육 수요는 날로 늘고 있는데도 공교육은 국어기본법 등에 얽매여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공문서와 교과서 등에서 한글전용을 전제하고 있는 국어기본법을 개정하기 위한 운동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응백 서울대 명예교수는 “‘효제충신(孝悌忠信)’이라는 사자성어만 보더라도 인간의 도리를 단 네 글자에 축약하고 있다”며 “뜻글자인 한자를 배우고 풀이하다 보면 국어 독해능력은 물론이고 교육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자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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