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철녀의 힘’ 보여준 ‘주부 3총사’

  • 입력 2009년 6월 17일 08시 36분


2009하이원 국제트라이애슬론에는 11개의 동호인 단체 팀이 출전했다. 안산무한요정은 유일한 여성 릴레이 팀. 김현정(37·수영), 안재연(40·사이클), 정정임(40·마라톤)씨는 사이좋게 아들, 딸 하나씩을 둔 주부다.

김현정 씨는 2006년 입문 이후 올림픽코스 20회, O2코스 5회, 킹 코스도 2회나 완주한 철녀(鐵女). 첫 킹 코스 도전인던 2007제주국제트라이애슬론. 대회 한 달 전, 사랑하는 남편을 사고로 잃었다. 몸과 마음은 피폐했고, 우울증까지 엄습했다. 1년간 대회준비를 했지만, 출전은 언감생심. 하지만, 문득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6시간48분만에 완주. 12분 차이로 철인이 됐고, 완주 메달은 남편의 납골당에 바쳤다. 김 씨는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아무리 어려운 일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얻었다”고 했다.

안재연 씨는 트라이애슬론 마니아인 남편 최재석(42)씨를 뒷바라지하다 아예 손을 걷어 붙였다. 취미를 공유하니 금슬도 더 좋아졌다. 이번 대회도 남편 최 씨와 함께 출전. 안 씨는 사이클 40km 지점을 지나며 극도의 피로를 느꼈다. 그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 “여보! 힘내.” 부부는 이후 20km 구간을 함께 했다.

정정임 씨는 무한요정의 깜찍한 팀명을 직접 지었다. “이 정도면 세 명의 요정이 아니냐”는 모습이 천생 소녀. 최근에는 ‘트라이애슬론 마니아’ 탤런트 송일국(38)의 사이클 타는 모습에 반해 더 열심이다. 정 씨는 “힘든 운동이지만 아줌마라고 해서 못할 게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파이 팅을 외쳤다.

정선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화보]전영희 기자가 간다… 트라이 애슬론 도전기

[관련기사]하이원 국제 트라이애슬론 도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