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라식수술 합병증, 아직도 두려우십니까?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양막치료법, RGP렌즈, 각막지형도 등 시력교정수술 후 합병증 치료에 효과적

1997년 라식수술을 받은 직장인 이모(35·여) 씨. 수술을 받았지만 오히려 시력은 더 나빠졌다. 각막을 너무 많이 깎아 남은 각막이 안압을 견디지 못하고 돌출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의학적으로 일컬어 ‘각막확장증’이라 한다. 안경으로도 시력교정이 불가능하다.

눈에 이상을 느낀 이 씨는 수술을 받은 병원을 찾았다. 원장은 별다른 조치 없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10년이 흐른 지금도 그녀의 시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 씨는 “당시에는 라식수술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라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대한 예방이나 대처법에 대해 환자는 물론 일부 의사조차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력교정수술에 대한 임상경험이 풍부해지고 레이저 기계가 발전해 초창기보다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이 확실히 줄었다.

그러나 한번 망가지면 회복하기 어려운 눈을 다루는 수술인 만큼 안전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시력교정전문인 강남밝은세상안과는 시력교정수술 후 생길 수 있는 각종 합병증의 구체적인 증상과 효과적인 대처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이 병원은 미국시력교정수술자문위원회(CRSQA)가 지정한 베스트병원으로 2002년에는 시력교정연구소인 ‘아이-진(Eye-Gene)’을 설립해 연구에도 힘쓰고 있다.

○ 각막혼탁, 상피눈속증식은 태반 양막으로 치료

각막혼탁은 각막상피를 제거하는 라섹수술 후 생길 수 있는 가장 흔한 부작용이다. 각막이 뿌옇게 혼탁해져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도 저하된다. 각막을 많이 깎아냈거나 수술 후 자외선에 심하게 노출됐을 때 나타난다.

각막혼탁은 ‘양막이식술’로 치료한다. 양막이란 태반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막. 염증억제 물질과 재생 인자가 풍부해 빠르고 깨끗하게 상처가 회복되도록 돕는 기능이 있다. 양막이식술은 혼탁이 발생한 상피를 제거한 뒤 이 양막 패치를 각막에 붙여주는 것. 양막이 상피의 재생속도를 높이고 염증을 줄여준다.

강남밝은세상안과 조은영 원장은 “양막 패치를 붙인 뒤에는 통증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혼탁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MT양막라섹수술’은 라섹수술과 동시에 각막에 양막을 붙여 혼탁현상을 미리 막는 방법이다.

양막치료법은 라식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상피눈속증식’의 치료에도 쓰인다. 상피눈속증식은 각막 절편 틈새로 상피가 자라 시력을 저하시키는 증상. 각막 상피는 피부의 각질과 같은 것으로, 벗겨지고 재생되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 병원의 김희선 원장은 “과거에는 각막 절편을 꿰매는 방법으로 치료했지만 꿰맨 흔적 때문에 난시가 유발되고 재발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막치료법은 과거 각막화상 환자들에게 쓰던 치료법을 강남밝은세상안과에서 각막혼탁과 상피눈속증식에 응용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 첫 수술이 이뤄졌으며 2004년 국내외 안과학회에 논문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수술 후 각막혼탁을 유발하는 증상에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있다. 유전자 이상으로 각막에 흰 점들이 생겨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레이저 등 빛에 노출되면 발병이 빨라진다. 일단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하고 실명에 이를 수도 있으므로 수술 전 아벨리노 유전자(DNA)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 시력 저하는 산소투과율이 좋은 RGP렌즈로

시력교정수술 후 관리가 잘못되면 시력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이렇게 근시가 다시 나타나는 경우 가장 좋은 치료법은 재수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막의 두께가 얇아 재수술이 불가능할 때는 흔히 하드렌즈라고 불리는 ‘RGP렌즈’로 시력 회복이 가능하다.

RGP렌즈는 산소투과 기능이 있어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없고 눈물의 순환도 원활해 안구건조와 같은 부작용이 없다. 자는 동안 끼고 있으면 딱딱한 렌즈가 밤 동안 각막을 눌러 일시적으로 시력을 좋게 한다.

강남밝은세상안과의 양훈 원장은 “초기에는 매일 밤 렌즈를 착용해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좋아진 시력의 지속 시간이 2, 3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시력이 저하되는 원인 가운데는 ‘각막확장증’도 있다. 수술 후 얇아진 각막이 안구 내부의 압력을 못 이기면서 각막의 아랫부분이 볼록하게 나오는 증상이다. 과거에는 치료법이 없는데다 재수술도 불가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RGP렌즈로 병의 진행을 막고 교정시력 회복이 가능해 환자들의 불편이 많이 해소됐다.

○ 각막융기로 인한 부정 난시, 각막지형도로 해결

각막융기는 레이저가 각막에 균일하게 조사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다. 레이저가 각막을 깎을 때 일부분이 덜 깎여 매끈해야 할 각막에 비정상적인 굴곡이 생겨 나타난다. 난시와 빛 번짐 등 다양한 시력 저하 현상이 동시에 일어난다.

각막융기는 각막지형도를 이용해 섬처럼 튀어나오거나 불규칙하게 된 부분만 깎아내 치료한다. 각막지형도란 등고선으로 땅의 높낮이를 나타내는 것처럼 색깔과 숫자로 각막의 굴곡과 두께를 알려주는 지도.

강남밝은세상안과 김진국 대표원장은 “각막지형도를 이용한 치료법은 정확한 데이터가 입력돼 깎을 부위에만 레이저를 조사해야 하므로 의사의 경험과 판단, 레이저 기계의 정확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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