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 부는 한류열풍…해외언론 큰 관심

  • 입력 2008년 9월 6일 08시 50분


난데없이 배구의 한류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V리그 정규시즌(11월)에 앞서 전초전 형식으로 치러지는 IBK기업은행배 양산 프로배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 각국 언론들이 이 대회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사연은 이렇다. 자국의 유명 선수들이 국내 무대에 진출한 까닭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 등 축구 스타에게 갈채를 보내는 한국 풍토와 크게 다르지 않다. ‘꼴찌’ 현대건설 돌풍의 주역 아우리 크루즈(26)와 흥국생명 카리나 오카시오(23)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해당국의 언론에선 대회 관련 보도를 위해 한국배구연맹(KOVO)에 자국 선수들의 사진과 영문 기록지 등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아우리와 카리나가 배구를 ‘국기’로 삼고 있는 푸에르토리코 대표팀에서 뛰고 있어 전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게 KOVO측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연맹 이메일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기자들이 각종 자료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세계 여자 그랑프리 일정 때문에 10월 말 소속팀에 합류할 데 라 크루즈(21·GS칼텍스), 밀라 그로스(30·한국도로공사)의 고국 도미니카공화국 언론의 관심도 푸에르토리코 못지않다. 선수들이 아직 한국 땅을 밟지 않았음에도 V리그와 관련 갖가지 자료들을 요청했다. 심지어 현대캐피탈에서 뛴 숀 루니(미국)가 활약하는 러시아 언론도 영문화된 각 팀 선수 명단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할 정도니, V리그는 이제 국제 리그가 된 듯하다.

대외 관련 업무를 맡은 KOVO 관계자는 “푸에르토리코와 도미니카는 배구 열기가 대단하지만 환경이 열악해 많은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한다. 이들은 처우가 훨씬 좋은 곳으로 나가 성공을 꿈꾼다. ‘코리안 드림’도 이 중 한 부분일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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