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에게 ‘소리’ 심어드려요

  • 입력 2008년 7월 22일 03시 01분


세브란스 이원상-최재영-장진우 교수 국내 첫 ‘뇌간 이식술’ 시술

청각장애인의 뇌 속에 전기자극 장치를 심어 뇌를 직접 자극하는 방법으로 청각장애를 극복하는 첨단 수술이 국내에서 처음 시행됐다.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이원상 최재영 교수와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팀은 21일 소리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꿔 소리 담당 뇌 부위를 자극하는 ‘뇌간 이식술’을 18개월 남자 아이와 5세 여자 아이에게 시행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처음 시행된 뇌간 이식술은 인공 달팽이관(와우) 이식술로 청력을 회복할 수 없는 청신경 이상 환자들이나 내이(內耳) 기형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인공 와우 이식술은 와우 질환으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 인공 와우를 이식해 청신경을 전기로 자극하는 수술이다.

뇌간 이식수술은 20여 년 전에 개발됐지만 뇌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전자장치가 발달된 최근에서야 유럽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수술은 태어난 지 12개월 이상, 17세 이하 환자들의 뇌간에 동전 크기의 수신기와 새끼손톱보다 작은 금속 자극기, 전력용 금속선으로 구성된 장치를 삽입한 후 외부에 소리신호 처리기 등을 부착하는 방법이다.

최재영 교수는 “뇌 속에 심어진 전기장치가 청각과 관련된 뇌파를 정상적으로 형성시켰다”며 “뇌 속에 심어 놓은 전기 장치가 안정될 때까지 두 달 정도 기다린 후 소리분석 장치와 전원 공급 장치를 부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술을 받은 5세 여자 아이는 헬렌 켈러 여사처럼 청력뿐만 아니라 시력도 없어서 그동안 냄새 등으로 의사소통을 해 왔다.

병원 관계자는 “수술비용이 3000만 원이었으나 보험이 적용돼 500만 원만 개인이 부담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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