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Life]커뮤니케이션 능력, 고객기호 알려면 필수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전기전자는 공개채용 선호

정보통신은 수시 경력 채용

《정보기술(IT) 분야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굵직한 회사뿐만 아니라 이름이 생소한 벤처기업도 많다. 그만큼 신입사원도 많이 뽑는다.

IT 기업은 크게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전기전자 업종과, 통신망 소프트웨어 인터넷서비스 등을 다루는 정보통신 업종으로 나눌 수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일반 대기업과 비슷하게 공개 채용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뽑지만 정보통신 업종은 수시로 경력사원을 뽑는 사례가 많다. 》

○ IT 기업의 채용 특징

채용정보업체 인크루트에 따르면 2006년 말 기준으로 IT 기업 42%가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는 공개채용(44.4%)을, 정보통신은 병행채용(56.5%)을 선호한다. 정보통신 업종은 주로 경력사원을 뽑기 때문에 소규모 채용을 자주 하는 편이다.

IT 기업은 여성과 이공계 전공자에게 인기가 높다.

IT 기업 특성상 육체노동보다 고급 지식을 사용하는 업무가 많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도 많이 포진하고 있어 여성 구직자들이 선호한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IT 기업의 업무는 기술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때문에 IT 기업들은 채용 시 전공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인크루트는 “2006년 IT 기업의 신입사원 중 이공계 비율이 74%였다”고 밝혔다.

○ 대표 IT 기업의 채용 방법

삼성전자는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인 SSAT(Samsung Aptitude Test), 3가지 면접, 영어 말하기 시험인 오픽(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 등 시험을 치른다.

SSAT는 기초능력과 직무능력 검사로 돼 있다. 기초능력 검사는 동의어 및 유의어 찾기, 수(數) 추리 등을 측정하는 200문항으로 지원자의 언어 및 수리 수준을 평가한다.

직무능력 검사는 100문항으로 조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지원자의 행동을 묻는다.

면접은 인성 면접, 프레젠테이션 면접, 집단토론 면접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인성 면접은 임원으로 구성된 4명의 면접관이 1명의 지원자에게 개별 질문을 던져 그 답을 듣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10∼20분간 진행하고, 지원서를 토대로 지원동기, 직무에 대한 열정, 상황 대처능력 등을 평가한다.

프레젠테이션 및 집단토론 면접은 지원자의 전공지식과 직무에 대한 이해력, 열정을 점검한다.

LG전자는 서류전형, 직무적성검사, 면접 등 3단계 전형으로 평가한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어세스먼트 센터(Assessment Center) 평가 방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지원자에게 실무에서 발생 가능한 과제와 상황을 제시하고 지원자가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여러 면접관이 평가하는 방식이다.

문서처리 시뮬레이션도 이번에 도입됐다. 즉각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담긴 간략한 보고서, e메일, 메모 등 서류를 주고 2, 3시간 내에 문제 해결을 위한 모의행동을 해야 한다.

○ 전공지식과 경험이 중요

전기전자 업종은 다른 업종보다 전공 관련 전문 지식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면접 때 전기전자 관련 지식을 많이 물어본다. 기본 공식을 활용해야 하는 응용질문도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전기전자 관련 학과 출신자들이 많이 채용된다.

인크루트가 지난해 8월 전기전자 업종의 인사담당자들이 선호하는 학과를 조사한 결과, 전자공학과가 2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기공학과가 11.4%, 물리학과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과 경영학과가 각각 6.8%였다.

정보통신 업체들은 경력자 중심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졸업예정자나 졸업 후 미(未)취업자가 곧바로 입사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임시직이라도 경험한 뒤 도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삼성SDI 인사팀 관계자는 “기본 지식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학점이나 토익 점수보다는 지원자의 소신, 적극성, 태도 등을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면접 시 모범답안을 외워 답하는 것을 피하고, 자신만의 차별화된 포인트를 준비해야 한다”며 “지원한 회사에 대한 사전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의지, 열정을 보여주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본보 직장인 1만2010명 분석

전기·전자·IT 꿈의 직업

억대연봉 전체의 22% 수준

전기전자, 정보기술(IT) 분야는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해당 분야 전공과 경력이 필요한 업종이지만, 잘 찾아보면 틈새가 얼마든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아일보 산업부가 최근 40개 업종의 직장인 1만2010명 중 억대 연봉자를 분석한 결과 전기·전자, IT분야의 억대 연봉자가 153명으로 전체의 22.6%에 이르렀다. 그만큼 구직자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전기전자 분야 등은 관련 업무 경험이나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이직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이 분야 대기업들은 해당 분야 전문성뿐 아니라 외국어 능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헤드헌팅업체 커리어케어 관계자는 “대기업은 해외 비즈니스가 많기 때문에 영어는 물론 제2외국어도 가능한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분야 근무경험이 없거나 전공이 아니더라도 이직의 방법은 있다.

헤드헌팅업체인 유앤파트너즈 IT 부문 이기봉 대표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는 지원하기 어렵지만, 재무, 인사, 홍보 파트 등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이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력이 짧은 직장인이라면 쉽지는 않겠지만 아예 관련 분야 자격증이나 경험을 쌓은 후 신입사원으로 다시 입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 대표는 “비전을 보고 새로운 선택을 하는 것인 만큼 20∼30년의 직장 생활에서 초반 몇 년의 경력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최고의 업무 성과를 내고 있다면 사내외 대인관계 강화,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에 노력해야 한다.

분야에 따라 요구 조건이 다르지만 무엇보다 현재의 직장이나 업무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채용 정보업체 관계자는 “큰 조직으로 이직할 경우 새로운 조직에 잘 적응하고 임원까지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의지가 있는지 냉정히 평가 받아야 한다”며 “경력이 좋은데도 이직에 실패하면 대부분 이런 요소들에서 낮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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