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이야기2-여섯빛깔 무지개 ‘남이 고뇌하는 별별 편견, 나라고 별다를까’

  • 입력 2008년 4월 16일 08시 17분


‘당신이 나라면.’

만일 누군가 당신에게 이렇듯 가정법으로 말한다면 주의해야 한다. 혹은 주의해서 잘 들어봐야 한다. ‘… 어쩌겠느냐’, ‘… 그럴 수 있겠느냐’는 따위의 서술어로 때로는 항의의, 때로는 바람과 요청의 뜻을 담아 완전한 문장을 이루게 하는 이 가정문의 조건절은 입장이든, 차이든 뭔가를 바꿔보자는 것이 된다.

만일 그 바꿔봄의 주체가 시각장애인이거나, 동성애자이거나, 임신으로 인해 실직의 위기에 처한 여성이거나, ‘대장부’ 콤플렉스에 빠진 남성이거나, 다문화가정의 아이, 그리고 온갖 편견과 선입견의 장벽에 가로막힌 사람이라면…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어쩌겠는가.

애니메이션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는 그렇게 묻는다.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는 각기 다른 개성과 재기를 지닌 감독들이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에서 클레이 애니메이션, 컷-아웃(절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위에 열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6개의 단편 속에 담아낸 애니메이션이다.

시각장애인과 그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요정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그려낸 ‘세 번째 소원’(감독 안동희, 류정우). 포경수술을 둘러싼 두 부자의 이야기를 통해 남성다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그린 ‘아주까리’(감독 홍덕표). 직장과 육아 문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아낸 ‘아기가 생겼어요’(감독 이홍수, 이홍민).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아이의 이야기를 발랄하고 통쾌하게 들여다 본 ‘샤방샤방 샤랄라’(감독 권미정).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진짜 산타클로스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편견과 차별의 시선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메리 골라스마스’(감독 정민영). 성적 소수자들이 겪는 사랑의 고뇌와 세상살이를 담아낸 ‘거짓말’(감독 박용제).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를 이루는 이들 여섯 작품들은 그러나 메시지를 애써 강조하지 않는다.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2005년 제작한 ‘별별이야기’에 이은 두 번째 인권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다.

하지만 이를 그저 ‘인권영화’라는 또 다른 ‘편견’으로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별별이야기2:여섯빛깔무지개’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자극해 함께 볼 만한 또 한 편의 가족 영화이다. 4월17일 개봉.

윤여수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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