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 인공지능·보안 중심의 ARMv9 아키텍처 발표

동아닷컴 입력 2021-03-31 18:23수정 2021-03-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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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31일,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ARM이 ‘ARMv8’을 대체하는 새로운 아키텍처 ‘ARMv9’을 공개한다. ARMv8은 2011년 공개된 64비트 아키텍처로, 일반 소비자 제품은 물론 확장된 가상 주소 방식 및 64비트 연산이 요구되는 기업 시장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애플 아이폰 5s 이후 탑재된 바이오닉 칩과 삼성 갤럭시에 탑재되는 엑시노스, 그리고 퀄컴 스냅드래곤 AP가 ARMv8기반 혹은 파생형 버전일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ARMv9은 기존 ARMv8보다 더욱 뛰어난 와트 당 성능과 차세대 보안 기술 적용으로 지금의 ARMv8보다 훨씬 더 폭넓은 분야에서 쓰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ARM이 새로운 ARMv9 아키텍처를 공개했다. 출처=ARM

ARM 최고 경영자인 사이먼 시거스(Simon Segars)는 “AI에 의해 정의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만큼, Arm은 앞으로 직면할 다양한 어려움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첨단 컴퓨팅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ARMv9이 그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이먼 시거스 CEO는 “ARMv9는 범용 컴퓨팅의 경제성, 설계 자율성 및 접근성을 바탕으로 구축돼 앞으로 출시될 3,000억 개의 Arm 기반 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ARMv9, 보안의 중요성으로 탄생

ARM과 펄스(PULSE)가 250명의 엔터프라이즈 IT, 엔지니어링 및 보안업계 경영진을 대상으로 오늘날 제3자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법 등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98%는 개인정보보호법의 강화로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데이터 보호를 위한 투자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답했으며, 보호해야 할 데이터 순위로는 기업 기밀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 제 3자 데이터 순서로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중 가장 까다로운 문제가 제 3자 데이터다.

제 3자 데이터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되지 않은 회사가 다양한 출처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의미하며, 2018년 유럽연합에서 일반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부터 그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금융 서비스 기관의 54%는 제 3자 기밀 데이터 보호가 높음 또는 최우선 보호 데이터라고 답했고, 제조 기업 역시 제 3자 기밀 데이터 보호가 우선순위라고 답했다. 제 3자 데이터 자체가 기업 운영에 직접 관여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의 범위 안에 들어오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공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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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은 컨피덴셜 컴퓨팅 구현을 위해 ‘영역(Realm)’이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이는 기존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출처=ARM

ARMv9에 포함된 ‘ARM 컨피덴셜 컴퓨팅 아키텍처(Arm Confidential Compute Architecture, CCA)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대책이다. 컨피덴셜 컴퓨팅은 하드웨어 기반의 보안 환경에서 컴퓨팅을 수행함으로써, 처리 중인 상태의 코드와 데이터, 심지어는 상위 권한의 소프트웨어에서도 접근 및 수정할 수 없도록 보호한다. 즉, 데이터 생산의 주축인 개인용 장치를 컨피덴셜 컴퓨팅 아키텍처로 운용하게 되면, 기업의 보안 비용을 절감해 비즈니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사용자의 개인 정보 보안도 한 차원 높아진다.

인공지능 특화는 물론 성능도 ↑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4년까지 인공지능 기반 비서 장치가 약 80억 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90%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시각과 음성 부문에서 인공지능 요소를 갖출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ARMv9은 스케일러블 벡터 인스텐션(SVE)라는 기술을 도입해 향상된 머신 러닝과 디지털 신호 처리 기능을 더욱 광범위한 애플리케이션에 구현한다. 이를 통해 ARMv9 기반 장치는 5G 시스템, VR·AR 처리 역량 강화, 이미지 프로세싱이나 스마트홈 등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계 학습) 처리 능력도 강화된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된 딥 퓨전(Deep Fuson)은 사진을 빠르게 연속 촬영한 다음 이를 머신 러닝으로 합성해 피부나 머리카락, 직물 등을 선명하게 만든다. 아직까지는 딥 퓨전이 활성화되기 위해 노출이나 해상도 등의 조건이 성립돼야 하지만,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성능이 강화되면 딥 퓨전의 발동이나 완성도도 훨씬 높아진다. 향후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이 더 폭넓게 적용되면 딥 퓨전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의 중요도와 비중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차세대 ARM Mail GPU는 레이 트레이싱이나 가변 레이트 쉐이딩의 고급 기술이 적용된다. 출처=ARM

연산 처리 속도를 맡는 CPU와 게임, 그래픽 처리에 쓰이는 GPU 성능도 크게 향상된다. ARMv9은 최대 CPU 성능을 달성하기 위해 주파수, 대역폭, 캐시 크기를 최대화하고, 메모리 지연 시간을 줄여 성능을 끌어올린다. ARM은 곧 발표할 GPU에 레이 트레이싱(실시간 광선 추적) 같은 신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며, 배터리 효율과 대역폭 향상을 위해 가변 레이트 쉐이딩같은 고급 렌더링 기술을 적용한다. 아울러 ARM은 ARMv9에서의 성능 향상이 모바일 뿐만 아니라 노트북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므로 노트북 SoC 시장에서도 ARM기반 프로세서를 채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ARMv9은 설계이기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성능이 향상된다고 제시할 수는 없지만, 앞서 ARMv8을 기반으로 하는 Cortex-X1이 2016년 출시된 Cortex-A73보다 모바일 성능은 2.5배 높고, 올해 말 출시될 네오버스 V1이 2015년 출시된 Cortex-A72보다 2.4배 이상 개선된 성능을 제공하는 점으로 비춰볼 때, ARMv9 역시 앞으로 두 세대의 모바일 및 인프라 전용 CPU에서 약 30% 이상의 CPU 성능 향상을 이뤄낼 수 있을 전망이다.

출처=ARM
ARM코리아 황선욱 지사장은 “10년 전만 해도 ARM 기반 칩 출하량은 240억 개였다. 하지만 지난해 ARM Cortex 칩 출하량은 44억 대를 돌파했으며, 10년 사이 총 1,800억 개 이상의 ARM 기반 칩이 출하됐다. 10년만에 큰 성장을 이룬 것”이라며, “ARM의 비전과 토대는 새로운 아키텍처에 있다.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엔드포인트 장치는 물론 PC 서버를 포함한 클라우드,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퍼컴퓨터까지 ARM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ARM이 10년 만에 발표한 ARMv9은 앞으로 10년을 주도할 것이며, ARM의 전환점으로서 산업계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매우 의미 있는 공개”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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