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적흐느적 와인잔, 달리의 그림서 나왔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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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작가 ‘집적’전

김지원 씨의 ‘합일-器2014-7’. 푸른색 유리 와인 잔을 가마 속에서 쌓아올린 뒤 고열로 녹여 만들었다. 김종영미술관 제공
김지원 씨의 ‘합일-器2014-7’. 푸른색 유리 와인 잔을 가마 속에서 쌓아올린 뒤 고열로 녹여 만들었다. 김종영미술관 제공
유리 와인 잔과 병에 높은 열을 가해 주저앉힌 형상을 수년 전부터 선보여 온 김지원 작가(53)의 개인전 ‘집적’전이 4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는 2004년부터 이 미술관이 매년 개최하는 ‘오늘의 작가’전의 올해 선정 작가다.

가마 안에 잡아놓은 틀에 유리잔과 병을 쌓아 올린 뒤 섭씨 650∼700도로 가열해 녹아내리듯 주저앉혀 형성했다. 와인 잔에 다른 잔을 녹여 따르다가 굳힌 듯 보이는 조형물이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 속에서 흐느적흐느적 흘러내리는 사물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박춘호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은 “과시적인 관념으로 포장한 작업과 전시가 넘쳐 나는 시대 흐름을 거슬러 작가가 재료로부터 얻은 즉물적인 느낌을 진솔하게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내 카페 사미루는 와인을 직접 판매하지는 않지만 병당 1만5000원의 코키지를 받고 잔을 제공해 따라 준다. 미술뿐 아니라 모든 일상이 심각해지기 쉬운 분위기를 슬쩍 털어내고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한 뒤 와인 한 병 즐기길 권한다.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치열하지 않은 건 아니다. 02-3217-6484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김지원#집적#와인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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