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성은 남성보다 감염에 취약할까

존스홉킨스大 면역학자 클라인 박사
“병원체 침입때 여성호르몬 분비 억제”

류머티스 관절염은 폐경기 전후 중년 여성에게 찾아오는 골칫거리 중 하나. 이 질환은 우리 몸을 지키는 면역계가 체내 조직을 병원균으로 인식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3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면역학자 사브라 클라인 박사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특히 취약한 것은 감염에 반응하는 체내 면역 시스템이 여성 호르몬 생성 주기를 불규칙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올해 7월 말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생식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독감 바이러스 실험을 했다. 우선 정상적인 암컷 쥐와 수컷 쥐에 독감 바이러스를 투입하자 암컷 쥐가 감염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암컷 쥐는 바이러스를 제거하기 위해 수컷 쥐보다 면역 시스템을 빨리 가동시키는데, 이런 빠른 반응이 염증을 일으켜 더 큰 고통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 호르몬이 바이러스 감염이나 면역질환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바이러스나 외부 병원체가 침입하면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여성이 바이러스 감염이나 면역 질환에 취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클라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여성이 특히 독감 백신 접종을 빠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호르몬 대체 치료법이나 피임약이 감염 질환이나 면역 질환에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min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