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게스트, 패러다임이 바뀐다] “개콘 3분 출연, 열 토크쇼 안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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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9일 07시 00분


요즘 스타들의 예능 나들이 프로그램 1순위로 꼽히는 KBS 2TV ‘개그 콘서트’. 사진은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 특집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에 출연한 이승기. 사진제공 l KBS
요즘 스타들의 예능 나들이 프로그램 1순위로 꼽히는 KBS 2TV ‘개그 콘서트’. 사진은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 특집 ‘개그콘서트’의 ‘비상대책위원회’에 출연한 이승기. 사진제공 l KBS
■ 스타들은 왜 개콘에 목매나

이승기 최명길 이운재 등 줄줄이 출연
“게스트로 나가고 싶다” 스타들 요청

녹화 짧고 부담 없어…토크쇼보다 선호
연출자 서수민 PD부부 인맥 섭외 한 몫

“‘개콘’ 나가게 해주세요!“

일반 시청자나 신인 개그맨들의 바람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섭외하기 힘들기로 소문난 인기 스타들의 희망 사항이다. 주말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방송 게스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통상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는 제작진이 스타나 명사들에게 출연 요청을 하는 것이 상식. 하지만 ‘개콘’의 경우는 정반대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타쪽에서 먼저 ‘개콘’에 게스트로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다. 방송가에서 흔히 말하는 게스트 섭외의 ‘갑과 을’이 이렇게 바뀐 이유는 ‘개콘’의 게스트 출연이 일으키는 화제성 때문. ‘개콘’의 게스트 출연 시간이 길어야 3분 정도로 짧지만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다.

최근 ‘개콘’에는 베테랑 연기자 최명길, 월드컵 스타 축구선수 김남일과 이운재, 멀티 엔터테이너 이승기 등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모두 예능 프로그램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스타와 명사들. 더구나 이들은 단순히 출연에만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생활의 발견’ ‘감수성’, ‘불편한 진실’ 등의 코너에서 개그맨들과 함께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연기를 했다.

● 3분 출연 ‘개콘’, ‘강심장’ ‘세바퀴’보다 낫다?

이러다보니 일부 방송이나 연예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녹화 시간이 반나절에 가까운 ‘강심장’이나 ‘세바퀴’ 같은 토크 버라이어티보다 ‘개콘’이 더 효과적이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개콘’에 출연한 한 스타 측근은 “개그가 전공이 아니기 때문에 웃기는 데 의미를 두는 것보다 방청객들과 같이 즐긴다는 기분으로 ‘개콘’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한 신인 아이돌 그룹의 관계자는 “토크 버라이어티에서는 나가도 몇 마디 못하거나, 해도 편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개콘’은 신인도 주인공으로 관심을 받는다”며 “얼굴을 알리고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스타들의 ‘개콘’ 출연에는 연출자인 서수민 PD의 폭넓은 인맥도 크게 작용한다. 원더걸스, 소녀시대 등 아이돌 그룹은 서 PD가 ‘뮤직뱅크’ 연출할 때 인연을 맺었다. 신보라와 능청스런 연기를 펼친 송중기도 그 때 ‘뮤직뱅크’ 진행을 맡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는 최명길, 김상경, 이원종 등의 출연은 서수민 PD의 남편이자 드라마 ‘대왕세종’을 연출한 KSB 김성근 PD의 ‘외조’(?). 드라마와 예능에 두루 걸친 PD 부부의 인맥이 스타들을 ‘개콘’으로 연결하는 핫라인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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