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뛴다던 메시 뛴다…그런데 모양새가 우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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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4일 1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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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스포츠동아DB
리오넬 메시. 스포츠동아DB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3·바르셀로나)의 출전 여부를 놓고 벌인 촌극의 결말은 ‘뛴다’로 결정됐다. 그런데 그를 그라운드에 세우기까지의 모양새가 우습게 전개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바르셀로나 방한경기 프로모터인 스포츠앤스토리가 3일 밤 협의 후 ‘FC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 2010’에 리오넬 메시의 출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호셉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을 통해 “메시는 원칙적으로 훈련만 할 계획이다. 내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부상의 위험이 있다는 이유였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뜻밖의 발언에 당황한 연맹과 스포츠앤스토리 측은 곧바로 바르셀로나의 이사진을 만나 긴급 협의에 들어갔고 5시간 만에 번복했다.

바르셀로나 이사진을 설득한 듯 연맹은 3일 자정이 넘어 급하게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기자들에게 `메시가 경기에 출전하기로 했고 4일 오전 9시에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맹은 이날 새벽 ‘메시, 서울서 프리시즌 데뷔전’이란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메시의 출전 확정을 재차 알렸다.

조셉 마리아 바르토메우 바르셀로나 부회장이자 이번 아시아투어 단장 명의로 된 보도자료에서 “과르디올라는 기자회견 후 가진 공식훈련을 통해 메시의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출전을 확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설왕설레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한국 축구팬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가 방한을 했을 때 스포츠앤스토리 측과 구단이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메시가 30분 이상 출전하지 않을 경우 바르셀로나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게 돼있다. 즉 위약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전하는 모양새다. 메시가 그라운드를 밟는다 해도 30분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에 무성의한 플레이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우여곡절 끝에 메시의 플레이는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올스타전이라는 축제가 시작도 하기 전에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 계약에 대한 조항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04년 바르셀로나가 방한을 추진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주전 선수가 한 명이 빠질 때마다 5만 유로(약 8천만 원)씩 위약금을 물기로 계약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앤스토리 측도 "A팀이 뛰어야 한다는 조항 과 특정 선수를 포함해 일부 선수들이 반드시 출전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었다"고 말했지만 “계약 후 바르셀로나 이사진이 바뀌었다. 대책 논의가 필요하다”며 계약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이에 팬들은 바르셀로나가 K-리그를 우롱하고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게 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리그와 국내 팬들이 안중에도 이번 일련의 일들은 향후 해외 축구클럽들의 방한에 반감만 살 뿐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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