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지구 어디를 가도 물 물 물 '물의 위기'

  • 입력 2001년 9월 7일 18시 31분


◇ 물의 위기 /마크 드 빌리어스 지음 박희경 최동진 옮김/480쪽 1만3000원 세종연구원

‘물 위기!’,

이 불안하고도 섬뜩한 용어는 이제 초등학교 어린 학생들까지도 익히 듣고, 쓰는 말이 되어 버렸다. 가뭄에 대한 걱정과 홍수에 대한 두려움이 매년 되풀이되고, 급기야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는 사실들은 이미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비가 와서 가뭄이 해소되기만 하면 물 문제는 다 해결되어 버린 듯 잊혀지는 것이 아직은 우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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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물 분야의 전문가인 KAIST 박희경 교수와 국토연구원 최동진 박사에 의해 번역출간된 마크 드 빌리어스의 ’물의 위기’(원제 Water)는 물 문제에 관한 백과사전이다.

아프리카의 보츠나와에 있는 오카방고강 주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전체 4부로 나뉘어 구성돼 있다.

1부 ‘물의 세계’에서는 전세계적인 물의 분포와 지구상 어디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물부족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스라엘 사해(死海)의 수면은 지난 100년간 10m나 낮아졌고 중국 황하는 갈수기 때 여지없이 말라붙으며 아프리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물 기근 속에 살고 있는 등 이미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졌다는 것.

2부 ‘물 세계의 재편’에서는 인간의 개발로 인한 기후변화 오염 산성비 사막화, 댐 등이 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제3부 ‘물의 정치학’에서는 요르단강 나일강 라인강 등 여러 국가를 통과하는 강을 놓고 벌이는 물 분쟁 사례를 지적하며 물이 얼마나 심각한 갈등 요인이 되는지 분석하고 있다.

4부 ‘무엇을 할 것인가?’에서는 물 위기를 대처할 수 있는 4가지 방법을 제기하고 있다. 바닷물 담수화를 통한 물 공급의 증대, 기술 혁신과 수도물 가격 정책으로 물을 덜쓰게 하는 것, 인구 증가의 엄격한 제한, 물을 뺏기 위해 서로 싸우는 것 등이다. 물론 저자는 인간이 갖고 있는 ‘지혜’라는 ‘현명함’이 물위기의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제목으로만 보아서는 언뜻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질 내용이 ‘문화 답사기’처럼 재미있게도 읽혀지는 것은 오랫동안 ‘토론토 라이프’지의 편집인이자 발행인을 지낸 저자의 글솜씨와 그에 못지않는 역자들의 완숙된 번역작업 덕분일 것이다.

이 책은 어린 청소년에서부터 주부, 전문가들에 이르기까지 전공지식에 대한 부담없이, 오히려 물문제에 대한 세계의 모습들을 저자와 같이 답사하는 마음으로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 부족은 이미 생각보다 훨씬 더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우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현명함’을 발휘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현인환 (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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