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12일 현대투신문제와 관련, "AIG측이 지난해말 공동출자방안 등을 정부에 제의했다”며 "이에 따라 AIG측에 연초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보내줄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아직 AIG측에서 제안서를 보내오지는 않았다”며 “공동출자방안은 AIG측이 제안한 여러가지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AIG의 공동출자 제의가 알려지면서 현대-AIG 양자협상 구도가 일단 깨진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이는 AIG가 현대 대신 정부를 협상파트너로 삼아 공동 대주주가 된 뒤 함께 현대투신을 책임지자 는 제안을 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
양자 협상이 깨진다면 현재로선 2월말에 부실 금융기관 지정-완전감자-공적자금 투입 의 수순이 예상된다. 97년 국민투신시절 이후 4년간 부실금융기관 지정이 미뤄진 현대투신은 2000년말 현재 자본이 1조2000억원 가량 잠식돼 있다.
금감원 신해용(申海容) 자산운용감독국장은 현대투신이 3조3000억원대의 연계 콜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1월부터 현대오토넷, 현대택배 등 (대주주인 정몽헌 회장이 맡긴) 담보주식을 시장에 팔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위원장은 또 "지난 10일 김병주 칼라일 아시아지부장이 금감원을 방문했을때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은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전하고 "칼라일측도 독자생존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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