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Technology]코스이론 인터넷시대 '각광'

  • 입력 2000년 10월 3일 19시 05분


약 68년 전에 로널드 코스라는 21세의 교수가 스코틀랜드 던비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기업에 대한 강의를 했다. 그로부터 5년 후인 1937년에 코스씨는 이 강의내용을 ‘기업의 본질’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썼다. 그리고 1991년에 스웨덴 한림원은 코스씨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하면서 이 논문을 언급했다.

그러나 코스씨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본질에 대한 코스씨의 생각은 기업 이사회 회의실이나 중역들의 사무실에서 거의 언급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터넷 경제가 도래했다. 현재 시카고대 로스쿨의 명예교수로 있는 코스씨는 최근 인터넷 기업의 중역들과 지도자들 사이에서 자신의 생각이 다시 생명을 얻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코스씨의 이론의 핵심은,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 용역을 줄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시장가격이 유일한 요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코스씨는 공급계약을 체결할 적당한 회사를 물색하는 작업과 거래를 확정짓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 등으로 인해 ‘거래비용’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코스씨가 자신의 이론을 처음 논문으로 쓸 당시 거래 비용은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낼 수 없을 만큼 높았다. 정보의 흐름이 느리기 짝이 없는 데다 물품의 이동속도 또한 정보의 흐름보다 조금밖에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전체 생산과정을 자신의 울타리 안에서 관리하려고 애썼다. 예를 들어 1900년대 초에 ‘수직적으로 통합된’ 기업의 전형이었던 포드 자동차는 타이어 제조를 위해 고무농장을 사들일 정도였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지금 거래비용은 인터넷 덕분에 급격하게 감소했다. 지금은 정보 그 자체가 상품이 되어 놀라운 속도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마우스를 몇번 딸깍거리는 것만으로 사업 파트너와 공급업체 후보들에 대한 완벽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10년 전에 비해 미미하기 그지없는 비용으로 다른 기업과 계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사의 데이비드 에른스트는 “거래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에 기업들은 제품과 기업활동 중 어느 한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길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파트너들의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기업은 점점 사업을 확장시키면서 수입을 핵심적인 사업에 되돌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씨는 이른바 신경제체제 안에서 거래 비용을 이해하게 되면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져 전문화와 좀더 많은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그 결과 소규모 기업이 많이 늘어나겠지만 대기업들은 오히려 몸집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http://www.nytimes.com/2000/10/02/technology/02ECOMMERC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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