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질병이야기]대장암 초기발견땐 95% 완치

  • 입력 2000년 10월 3일 18시 28분


회사원 김모씨(35)는 걱정이 이만 저만 아니었다. 한달 전부터 갑자기 변이 잘 안나오고 배변시 가끔 검고 냄새나는 피가 났기 때문이다. ‘혹시 대장암이 아닐까’ 조마조마하며 병원에 간 결과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변비 혈변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사람들은 김씨처럼 일단 대장암을 떠올린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도 대장암의 원인중 하나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대장항문 전문의들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고개를 가로 젓는다.

▽대장의 역할〓한글의 자음 ‘ㅁ’자 모양으로 생긴 대장은 소장 끝부분에서 항문까지 이르는 장기로 결장과 직장으로 나눠진다. 길이는 약 150㎝ 정도. 직장은 항문으로 부터 약 15㎝ 안쪽까지를 말하며 결장은 대장중 직장을 뺀 나머지. 위와 소장에서 소화되고 남은 음식물 찌꺼지를 넘겨 받아 수분과 전해질은 흡수하고 배설에 적당한 변을 만들어 배출하는 일을 맡는다.

▽대장암〓위암 간암 폐암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암이다. 식생활의 서구화와 불규칙한 식사습관으로 인해 급증하는 추세다. 섬유질의 섭취 감소와 동물성 지방의 섭취 증가가 주된 원인이다. 또 유전적인 요인도 대장암의 중요한 원인.

대장암의 60∼70%는 직장과 ‘S 결장’에 생겨 내시경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초기 대장암 완치율은 95%지만 임파선까지 퍼진 3기면 40%대로 떨어진다. 따라서 40세부터는 1년에 한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게 좋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복통 변비 설사 등으로 대장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변 잠혈(潛血·화학적 검사로 알 수 있는 미량의 혈변) 반응 검사나 대장 조영술,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를 받은 뒤 대장암이나 대장염이 없을 경우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즉, 배변에 이상이 있는데 확실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에 붙여지는 진단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장암과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궤양성 대장염〓유대인과 백인에게 흔한 질병. 그러나 최근 일본과 우리 나라에도 환자들이 점점 증가하는 추세. 특히 젊은 사람에게 흔한 것이 특징이다. 대변을 볼 때 피가 묻어 나오고 잦은 설사나 변을 보아도 시원하지 않는 것이 흔한 증상으로 대장암과 비슷하다. 대장의 점막에 전체적으로 염증이 생겨 출혈이 나타나는 것이다.

치질로 착각하고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지만 전문의에게 대장 검사를 즉시 받는 것이 좋다. 대장암의 빈도는 궤양성 대장염이 생긴 10년 이내에는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궤양성 대장염이 발병한 15년 뒤 12%, 20년 뒤 23%, 24년 뒤에 42%에서 암이 생긴다.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베체트병 등이 대표적인 질환. 희귀질환인 이들 질병은 대장암과의 관계가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증상과 대장암 발생 빈도는 궤양성 대장암과 비슷하다. 결핵성 대장염은 결핵이 치료되면 완치되므로 대장암으로 넘어가는 빈도는 높지 않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송인성교수 02―760―2301, 대항병원 대장항문 전문의 강윤식원장 02―6388―8114)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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