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실전강좌]문제의도파악 실패 답안결과 "역시나"

  • 입력 1999년 12월 7일 18시 29분


다음은 97년 3월4일자 신문 기사.

“철학과 교수들의 모임인 한국철학회는 전국 19개 대학의 논술문제를 분석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19개 대학 가운데 서울대만이 유일하게 AA를 받았고 A점수를 받은 대학도 고려대 한국외국어대 서울시립대 등 3개대에 불과했다.”

이 기사 아래에는 각 대학의 논술 문제에 대한 상세한 점수표가 실려 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이 C등급을 받았고 4개대는 D등급을 받았다. 해당 대학의 논술 출제진이 낯을 들 수 없게 된 것은 물론이다.

그 다음해 각 대학에서는 흠 없는 문항을 출제하기 위해 출제 기간을 늘리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 논술고사 감독을 하던 교수들을 또다시 실망케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문제지를 받자마자 답안을 작성하는 수험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공들여 출제한 문제인만큼 어느 정도 고민하다가 답안을 쓸 것이라는 기대는 여지없이 빗나갔다.

채점이 끝난 뒤 다음과 같은 채점 소감이 발표됐다.

“논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적절한 답안을 작성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서울대)

“가장 중요한 것은 출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다.”(이화여대)

“출제 의도를 정확히 알면 절반은 성공이다.”(서강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엉뚱한 내용을 기술한 답안이 많았다.”(한양대)

“문제 파악에 실패하는 것은 마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것과 같아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전남대)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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