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이식]간,70% 떼어줘도 안전하다

입력 1998-07-28 19:27수정 2009-09-25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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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종합 화학공장’ 간(肝). 70%가 손상될 때까지도 묵묵히 제 일만 하지만 그 이상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다.

여러 가지 치료법이 있지만 이식(移植)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뇌사자의 장기 기증이 드물어 이식을 받지 못하고 숨지는 환자가 많다.

최근 살아 있는 다른 사람의 간 일부를 떼내 환자에게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이식’이 간 질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치료법으로 떠 오르고 있다. 주로 가족이나 친인척 간에 간을 주고 받기가 이뤄지고 있어 ‘사랑’이 ‘운명’을 바꾸고 있는 것.

94년 서울중앙병원 이승규박사가 첫 수술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모두 79건의 수술이 이뤄졌다. 성공률 80∼85%. 실패한 경우에도 제공자에겐 이상이 없었다.

▼원리〓간은 재생력이 강하다. 전체의 70%를 잘라내도 2,3개월이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또 간은 좌엽과 우엽으로 나눠져 있는데 한 쪽 간이 없으면 나머지 간이 커져 좌우엽으로 나눠진다. 이 때문에 간의 일부분을 떼어내도 몸에 이상이 오지 않는 것.

▼대상〓성인은 말기 간경화증이나 간암, 소아는 선천성간경화나 쓸개와 간의 통로인 담도가 막히는 담도폐쇄증, 선천적으로 간에 효소가 부족해 간에 해로운 물질이 쌓이는 ‘대사성 간부전’ 환자 등이 주로 수술받는다.

특히 의식을 잃고 뇌기능이 마비되는 ‘급성 전격성 간부전증’으로 악화한 경우 30시간 내 수술받지 않으면 숨지므로 초응급 수술 대상.

▼고려사항 △간의 크기〓제공자가 수혜자보다 덩치가 크고 간이 클수록 성공률이 높다. 그래서 어른이 아이에게 주는 경우가 많다. 한때 성인 대 성인 이식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97년 2월 서울중앙병원에서 간경변과 간암에 걸린 변호사(38)에게 사촌형(39)의 간을 부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27건의 ‘성인 대 성인 수술’이 성공을 거뒀다.

△간의 부위〓좌엽은 전체 간의 30∼40% 크기,우엽은 60∼70% 크기. 제공자의 좌엽을 떼 주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제공자에게 우엽이 남아있어야 안전하기 때문.

그러나 최근 우엽을 떼 주어도 제공자가 안전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우엽 이식 수술이 늘고 있다. ‘성인 대 성인’의 이식 수술 27건 중 9건이 우엽을 떼 준 경우.

△혈액형〓‘성인 대 성인’의 이식에서 혈액형이 이식에 적당해야 한다. 단, 수혜자가 7세 이하일 경우 혈액형이 달라도 가능하다.

▼입원기간 및 비용〓제공자는 3,4일 전에 수혜자는 4,5일 전에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한다.수술은 9∼15시간. 제공자가 좌엽을 떼 줄 때는 수술 후 2주, 우엽일 땐 3주 정도 입원하고 1주 정도 뒤부터 정상생활이 가능. 비용은 수술비와 검사비 치료비 등을 합쳐 5천만∼9천만원.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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