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승용차,승차감으로 승부…가격-안전성은 평준화

  • 입력 1997년 11월 27일 20시 04분


「안락한 승차감으로 승부하라」. 가격 디자인 안전성과 함께 NVH가 자동차 업계의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올랐다. NVH는 잡음(Noise) 진동(Vibration) 껄끄러움(Harshness)의 약자로 「안락한 승차감」을 의미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전연구부 황요하박사는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도요타의 캠리가 혼다의 어코드, 포드의 토러스를 누르고 일약 판매율 1위를 기록한 것은 NVH 기술이 앞섰기 때문』이라며 『향후 자동차시장은 NVH가 최대의 경쟁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박사는 특히 『국내 소비자들은 유별나게 소음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어 이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앞으론 자동차업체들이 국내시장에서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자동차시장의 변수는 크게 나눠 가격과 안전성이었다. 자동차업체마다 가격에선 이제 크게 차별성이 없고 안전 수준도 에어백과 차체구조 등 전문기업의 등장으로 이미 「상향 평준화」되었다. 따라서 앞으로는 안락한 승차감이 향후 자동차기술의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 대우 기아 등 국내 자동차 3사는 최근 소음과 진동을 제거하려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VH전문연구팀을 가동하는가 하면 개발비의 상당부분을 이 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자동차 광고 내용도 최근에는 소음과 진동문제가 주테마로 등장했다. 현대는 엔진진동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뉴마르샤의 보닛 위에 7층으로 카드를 쌓아올린 뒤 시동을 걸어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촬영, 광고화했다. 이 광고는 방송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조작」되었다는 의심을 받았으나 광고내용을 재연해 보임으로써 실제상황임을 입증했다. 대우는 「소리없이 강하다」는 카피를 내세워 레간자의 정숙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우는 『소리와의 전쟁에 연인원 5천여명, 연구개발비 4천억원을 투입했다』며 『주행중 뒷좌석의 말소리를 앞좌석에서 알아 들을 수 있는 「음성인지지수」가 도요타의 캠리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아는 중형인 크레도스의 경우 안락함보다는 다이내믹한 주행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준중형을 표방한 세피아Ⅱ는 저진동 주행성을 내세우고 있다. 주행중 차안에서 립스틱을 바를 수 있는 정도의 안락함을 1천5백㏄급 승용차에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가가려는 자동차기술,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도 넓어지고 있다. 〈최수묵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