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구가 떠오른다/우리기업 진출현황]현지인 평가

  • 입력 1997년 1월 7일 20시 07분


「프라하·소피아〓洪權憙기자」 중동구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의 발걸음이 잦아지자 현지인들 사이에선 한국인이 「동방에서 온 귀인」쯤으로 아주 좋게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은 「제2의 칭기즈칸」으로, 「침략자」로 여기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현지근로자들에게 한국기업인의 인상을 물어보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릴 믿지 않는다』는 등의 불만섞인 대답이 곧바로 튀어나온다. 이 때문에 대우그룹이 중동구에서 자본참여로 경영권을 장악한 기업들마다 독특한 현지화전략을 펼친다. 체코의 아비아사 간부진 13명중 한국인은 4명뿐이다. 이 회사 전임 사장은 회장이란 직함으로 이사회 의장 일을 본다. 鄭吉秀(정길수)사장은 「현지인들에게 충격을 주지않기 위해」 소폭의 조직개편으로 일단 마무리했다. 불가리아 소피아의 셰러턴소피아발칸호텔은 사장과 자금담당 부책임자만 서울 대우에서 파견됐다. 현지인 운영 방식이다. 崔永相(최영상)사장은 『직원수가 너무 많아 개편의 필요성이 있지만 현지 여건을 고려해 충격요법은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자동차공장 FSO에서 일하는 한국인직원들은 가급적 따로 모여 회의를 하지 않는다. 「한국인들끼리 뭔가 중요한 결정을 하는 모양」이라는 인상을 현지인들에게 주지않기 위해서다. 자금조달도 현지화한다. 해당기업의 신용으로 현지은행이나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쓰게 한다. 한걸음 더 나가 현지 증권시장에 주식을 상장하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 공장을 사들이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의 하나는 식당과 화장실 샤워실 등을 새단장해주는 것. 어떤 공장들은 한국의 명절에 맞춰 인근주민들을 초대해 한국식 파티를 열어주거나 음악회를 유치해 주민들에게도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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