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안녕’ 자카르타-팔렘방 AG가 남긴 것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9월 3일 05시 30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식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개막식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일 폐막한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은 여느 종합스포츠이벤트 못지않은 휴먼스토리와 감동을 남겼고, 한국 체육의 우수성을 알리는 나름의 계기가 됐다. 그러나 열악한 시설과 구멍 뚫린 보안, 수질 문제 등 대회 운영 면에선 큰 아쉬움을 남겼다. 지금과 같다면, 조코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선언한 ‘2032년 하계올림픽’ 유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AG는 애초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베트남이 경제난을 이유로 개최권을 넘기면서 인도네시아에서 펼쳐졌다. 인도네시아 또한 대통령 선거가 예정된 2019년이 아닌 2018년 개최를 결정한 탓에 대회를 완벽하게 준비하지 못했다. AG에 맞춰 개통할 예정이던 경전철 사업은 마무리되지 못했고, 차량 2부제도 대회 막바지로 갈수록 느슨해져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했다. 45조 루피아(약 3조55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혹평만 가득했다.

가장 중요한 보안검색이 ‘요식행위’에 가까웠다. 검색대에 가방을 통과시키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주머니에 물건을 넣은 채 검색대를 통과하면, 경고음이 울려도 보안요원들은 ‘됐다. 그냥 들어가면 된다’는 메시지만 보낼 뿐이었다. 누군가 마음먹고 폭발물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검색대를 통과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타 국가 선수단과 현지 관중의 AD카드 위조 사건 외에는 이렇다 할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천만다행이었다.

수질 문제도 심각했다. 선수들에게는 ‘양치할 때는 생수로만 하라’는 지침이 내려졌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선수가 고열과 장염 등으로 고생했다. 대한체육회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상비약을 넉넉히 준비했지만, 환자가 워낙 많아 금세 동이 나곤 했다. 현지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 사람들이 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에 노출된 것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현지 운영인력들의 성실함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취재진과 관중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특히 늘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의 환대는 자카르타의 살인적인 무더위도 잊게 했다. 선수들에게 무리한 사인과 사진 요청을 하는 운영인력들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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