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오픈 테니스, 바닥뿐 아니라 공도 다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5일 03시 00분


코멘트

他대회보다 훨씬 딱딱한 ‘타입1’ 사용
로저 페데러 “아주 실망스러운 공”… 라파엘 나달 “클레이 코트에 딱이야”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의 상징은 ‘앙투카’(en tout cas·‘언제 어느 때든’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라고 불리는 붉은 흙바닥(클레이 코트)이다. 4대 메이저 대회(미국, 호주, 프랑스 오픈 및 윔블던 대회) 중 유일하게 클레이 코트를 사용한다. 그러나 바닥만 다른 게 아니다. 공도 다르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은 라켓으로 공을 때렸을 때 공이 얼마나 찌그러지는지(변형량)를 기준으로 공을 3가지 종류로 나눈다. 보통 클레이 코트에서 쓰는 ‘타입1’은 다른 종류보다 딱딱해 라켓으로 때렸을 때 변형이 적다. 덕분에 공이 더 빠르게 날아간다. 일반 대회보다 훨씬 딱딱한 공에 갑자기 적응해야 하면 선수들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기 어렵다.

축구에서 월드컵 때 전용구를 만드는 것처럼 테니스도 메이저 대회마다 전용구를 따로 만든다. 바볼라트사에서 공급하는 프랑스 오픈 전용구(사진)는 딱딱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평가도 엇갈린다. 로저 페데러(스위스·세계랭킹 3위)는 “아주 실망스러운 공”이라고 혹평한 반면에 ‘클레이 코트의 황태자’ 라파엘 나달(스페인·4위)은 회전이 잘 걸린다며 “클레이 코트에 가장 알맞은 공”이라고 치켜세웠다.

메이저 대회 전용구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의 강력한 스매싱에도 공이 견딜 수 있도록 공기압이나 펠트(공 겉을 감싼 모직 부분) 재질을 달리해 만든다. TV 중계 화면에 잘 잡히도록 형광 물질을 듬뿍 바르는 것도 특징이다.

테니스공은 소모품이다. 메이저 대회 때는 보통 9게임마다 공을 바꾼다(맨 처음 공만 연습 시간을 감안해 7게임). 메이저 대회를 치르면서 쓰는 공은 6만 개 이상.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은 “메이저 대회는 프로 선수들뿐 아니라 주니어, 휠체어(장애인) 부문 선수들이 모두 합쳐 900경기 이상을 치르기 때문에 이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랑스 오픈 테니스#전용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