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일주일’ 2022월드컵 개최지 선정 D-7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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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의 202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지 선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FIFA 집행위원들을 대상으로 한 월드컵유치위원회(한승주 위원장)의 막바지 '표심 잡기' 활동이 분주해지고 있다.

FIFA는 다음달 2일(한국시간) 오후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집행위원 22명이 모인 가운데 2018년 및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투표를 펼친다.

호주, 일본, 카타르, 미국 등과 함께 2022년 월드컵 개최 경쟁에 나선 한국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른 전력과 더불어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서 월드컵의 개최를 통해 동북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활발한 득표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 가장 위협적인 경쟁국은 미국이다.

카타르는 6~7월의 무더운 날씨 때문에 월드컵을 치르기에 적당치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국토가 좁아 모든 경기장이 반경 60㎞ 이내에 있을 뿐 아니라 12개 경기장 가운데 10개가 반경 25~30㎞ 이내에 자리해 경기 운영과 교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또 호주는 반대로 국토가 너무 넓어 항공 교통에만 의존해야 하는 데다 다른 대체 교통수단이 부실해 선수단 이동에 큰 어려움이 있다.

일본도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이후 20년 만의 단독 개최에 나섰지만 FIFA로부터 최근 제출한 유치평가 보고서 내용 가운데 정부의 보증이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미국은 1994년 미국 월드컵이 역대 대회 가운데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했던 대회라는 점을 부각하며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유치위원장을 맡아 전 세계 유력 인사들과 긴밀한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도 최근 16년 동안 1994년 월드컵을 비롯해 1999년과 2003년 여자월드컵 등 세 차례나 월드컵을 치렀을 뿐 아니라 중앙정부 차원에서 합법적인 문서를 통한 지원 약속이나 보증, 선언 등이 이뤄진 적이 없고, 축구 전용이 아닌 미식 축구장을 고쳐야 한다는 점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한반도와 동북아 아시아 평화기여 ▲2002년 월드컵 경험 등 완벽한 축구 인프라 확보 ▲붉은 악마를 통한 길거리 응원문화 코드창조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세계축구기금 7억7700만 달러(약 8700억 원)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FIFA에 제출했다.

또 최근 한국을 방한한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게 2022년 월드컵의 한국 유치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최근 벌어진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월드컵 유치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한승주 유치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오히려 한국에서 월드컵을 개최해야 하는 의미를 더 부여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한국의 월드컵 유치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유치위 활동과 함께 정몽준 FIFA 부회장의 '물밑' 득표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2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치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회에 참가한 정 부회장은 아시아 출신 FIFA 집행위원 3명을 만나 '아시아 연대'에 대해 논의했고, 유럽으로 이동해 유럽 출신 집행위원들의 표심 돌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2002년 FIFA 회장 선거 때 유럽축구연맹(UEFA) 및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손을 잡고 반(反) 블래터 전선에 나섰던 것을 바탕으로 CAF 집행위원들과 지금까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개최지 투표에 나서는 집행위원은 모두 22명. 최근 비리에 연루된 아모스 아다무(나이지리아)와 레이날드 테마리(타히티)가 자격 정지돼 24명에서 22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상대적으로 개최 가능성이 낮은 카타르와 일본의 집행위원들에게 '아시아 연대'를 강조하면서 카메룬-이집트-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집행위원 3명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표밭 일구기에 열중하고 있다. 다만 친한파로 알려진 나이지리아 출신 집행위원이 비리로 자격정지를 받은 게 아쉬운 대목이다.

미국은 북중미와 남미 출신 집행위원 4명을 중심으로 유럽세 끌어오기에 열중하고 있다. 결국 어느 쪽이 더 많은 유럽표를 끌어오느냐에 따라 개최지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편 한국은 27일 한승주 위원장과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등 20여명이 취리히로 날아가 29일로 예정된 프리젠테이션 리허설을 준비한다. 또 후발대 30여 명도 30일 현지에서 선발대와 합류해 마지막 득표전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특히 프리젠테이션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프리젠터로 나서 집행위원들에게 한국 개최의 당위성을 설명한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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