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 밑그림 그리니 홀컵에 쏙쏙!

스포츠동아 입력 2010-09-07 07:00수정 2010-09-07 08:5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기력 향상을 위한 수행루틴 훈련 《골퍼가 티 박스에 들어섰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 드라이버를 잡고, 스탠스를 결정하며, 어떤 방향으로 칠 것인지를 떠올린다. 최근에 가장 잘 맞았던 순간도 그려본다. 양궁이나 야구 등 대부분 스포츠에서도 이런 상황을 맞게 된다. 최고 경기력을 위해 미리 상황에 대비하는 심리적, 행동적인 훈련은 필수적이다. 이런 과정을 수행 루틴(performance routines)이라고 한다. 이번 주 ‘스포츠& 사이언스’에서는 수행 루틴에 대해 알아본다.》

실전 앞서 심리·행동적 프로그램 반복
가상 루틴훈련으로 경기력 향상 극대화


수행 루틴은 글자 그대로 어떤 상황에 대비해 그 상황에서 자신의 수행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정신적, 행동적 내용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반복해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적진의 중요 시설을 폭파하는 특수 임무를 맡은 특공대는 가상의 적진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훈련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때 특수부대 요원은 지휘관의 지시 하에 초 단위 또는 분 단위로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적절한 행동을 할 뿐만 아니라 죽음이라는 압박감을 극복하기 위해 서로를 격려하면서 심리적인 안전감을 가진다. 이것이 바로 루틴이다.

관련기사
수행 루틴은 보통 인지적 요인들과 행동적 요인들로 크게 나뉜다.

인지적 요인들은 정신적 이완, 기술적인 단서, 심상, 인지 재구성, 긍정적 생각, 자신감 유지, 주의집중, 자기 진술, 의사결정 과정 등과 같은 수행에 필요한 인지가 요구되는 요인들로 구성된다. 행동적 요인들은 신체적 이완, 기술 수행에 필요한 동작 등과 같은 행동이 요구되는 요인들로 구성된다.

엘리트대학 골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던 프리 샷 루틴의 효과에 대한 연구(Cohn, Rotella, & Lloyd, 1990)를 예로 들어보자.

인지적 요인으로는 목표 지점의 선정, 타구를 미리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 샷에 대한 감각, 스윙의 템포에 초점을 맞추는 기술적인 단서 등과 같은 요소들을 선정했다. 행동적 요인으로는 예비 스윙 동작, 세팅과 얼라인먼트, 웨글링, 목표물 응시 등과 같은 요소들을 선정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요즈음 골프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 중에 하나가 수행루틴 훈련이다. 즉, 골프 선수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샷 루틴이 확실하게 정립되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다른 종목 선수들 또한 자신에게 알 맞는 루틴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양궁 선수들은 슈팅에 필요한 슈팅 루틴을 만들고, 야구 선수들은 타격 루틴을 만들어 활용하는 것이다.

골프선수 예비스윙 통해 샷 감각 익혀
양궁선 복식 호흡으로 근육 이완 효과

○양궁 대표선수의 루틴 훈련

양궁 대표선수가 사용하는 루틴훈련은 다음과 같다.

▲경기 시작 전까지 10분 정도의 여유가 있다. 의자에 앉아 주의를 집중 할 수 있도록 한다. 최대한 말을 줄이고 복식 호흡을 하면서 근육이완을 한다. 근육이 긴장되어 있는 부분, 어깨나 팔에 힘을 최대한 준 다음, 10초 정도 후에 풀고 내 몸이 이완되는 것을 느낀다.

▲경기 시작 5분전 내가 경기에 쏠 화살 6발과 예비 화살 3발을 챙기고 깃과 노크의 위치를 확인한다. 쏴야 할 거리의 조준기 위치를 확실히 맞춘다.

경기 시작 1분전이란 방송이 나온다. 활을 들고 사선에 나가면서 내가 시합을 잘 해 냈을 때, 부모님이 좋아하는 모습을 생각한다. 또 나 스스로에게 내 모든 것을 건다는, 마지막이라는 마음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

▲시사 발사가 시작됐다. 바람 부는 것을 체크하며 내가 슈팅하는 타임(속사)에 신경을 쓴다. 시사 마지막 판은 슈팅 타임을 빠르게 하되 내 자세의 큐를 느껴본다. 시사판이 끝나고 의자에 앉아 화살을 점검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심상 훈련을 한다. 내가 잘 했던 시합을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향상시킨다.

▲경기 시작 1분 전 활을 들어 어깨 감각을 살리기 위해 빈 활 당기기를 해 자세를 점검한다. 특히 뒤 팔을 충분히 늘려본다.

▲경기 시작이다. 현에 화살을 걸고 슈팅 타임만을 생각하고 자신 있게 슈팅한다. 뒤 팔은 턱 선을 따라 나오고, 앞 팔은 통나무처럼 흔들림 없이 버티고, 화살이 10점 방향으로 뻗어 나간다. 망원경으로 확인해 10점을 맞은 경우 기분 좋은 마음을 가지고 다음 발을 준비한다. 잘 안 맞을 경우 호흡을 가다듬고, 내 큐만을 생각하면서 자신 있게 슈팅한다. 나 스스로에게 “넌 할 수 있어” “난 시합 체질이야”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다시 경기에 임한다.

오직 목표 대상에만 초점…집중력 UP
중요한 상황 반복 연상…자신감 향상

○루틴훈련을 통한 집중력과 자신감 향상


선수들이 경기 때 루틴을 수행하면 우선적으로 집중력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불안도 줄어들고 긴장감도 적당하게 유지되는 효과가 있다. 그 이유는 양궁선수의 예에서 보듯 루틴 훈련이라는 것 자체가 경기에서 자신이 집중해야할 것에 초점을 맞추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자신이 해야 할 것에만 모든 의식을 집중하기 때문이다.

경기불안도 줄어든다. 그 이유는 루틴의 프로그램 구성에 자신이 순차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들을 미리 머릿속으로 그리는 훈련을 해 왔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된다’는 식의 자신감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어서다. 뿐 만 아니라 실제 수행 상황에서는 준비된 수행 자체에 몰입하기 때문에 불안을 느낄 여유가 없다.

독자들도 이러한 수행 루틴을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경험했지만 단지 세밀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의도적으로 제작하지 않았고 또한 훈련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렴풋이 ‘이것이 루틴이구나’ 하고 느낄 것이다.

예를 들면 상사에게 중요한 결재를 받아야 할 상황,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를 처음 대면하는 상황, 시험을 앞둔 경우 등의 여러 가지 중요한 상황을 미리 머릿속으로 연상하면서 내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리고 그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것인가를 구상해 반복하면 막연한 불안감은 사라지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그 상황에 당당하게 임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김병현 KISS 수석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