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적으로,골 더 많이 나게…獨월드컵 규정 이렇게 바뀐다

  • 입력 2006년 3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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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보면 이들이 축구를 하다 왔는지 어디 가서 격투기를 하고 왔는지 헷갈릴 정도로 어깨 가슴 팔 등에 긁힌 상처가 나 있다. 이는 격렬한 몸싸움과 상대팀이 유니폼을 잡아당기면서 생긴 것이다.

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들 것 같다.

유니폼을 잡아당기면 무조건 경고(옐로카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멕시코전에서 하석주는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잠시 뒤 백태클을 하다 퇴장당했고 한국은 결국 패하고 말았다.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국제부장은 “당시 선수들이 규정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능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독일 월드컵에선 무엇이 달라질까. 본능이 앞서지 않도록 바뀐 규정을 온몸으로 익혀야 한다.

○ 가차 없는 레드, 옐로카드

이달 초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발표한 새 규정의 핵심은 비신사적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다.

팔꿈치 가격과 무모한 태클은 무조건 퇴장이다. 백태클에만 퇴장을 주던 것도 위치와 상관없이 무모하고 고의적인 태클에 대해서는 모두 퇴장 명령이 내려진다.

상대의 유니폼을 잡아당기거나 몸을 붙잡으면 가차 없이 옐로카드가 주어진다. 또 주심의 휘슬이 울린 뒤에도 플레이를 계속하면 옐로카드가 주어진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코치는 “이런 반칙은 유럽 선수들이 우리보다 많이 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불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용수(세종대 교수) KBS 해설위원은 “유럽 선수들은 주심과 부심이 보지 않는 상황에서 손을 많이 쓴다”며 “우리도 경고를 피하면서 지능적으로 플레이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오프사이드 완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이 바로 오프사이드다.

공격에 직접 관여했더라도 볼만 건드리지 않으면 오프사이드 반칙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섣불리 오프사이드라고 지레짐작하고 수비를 멈췄다가는 어이없이 실점할 수가 있다.

김 부장은 “결국 심판이 휘슬을 불기 전까지는 끝까지 수비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골든골과 장신구가 없어진다

2002 한일 월드컵 16강전 이탈리아전에서 안정환이 터뜨렸던 골든골 같은 감격은 아쉽게도 다시 보기 어렵게 됐다. 골든골 제도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독일 월드컵 16강 토너먼트부터 전후반 90분간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전후반 각각 15분의 연장전을 치러야 한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못 가릴 경우엔 승부차기를 한다.

또 2002년까지는 목걸이 귀고리 반지 등의 장신구를 테이프로 감싼 채 출전이 가능했으나 이번 대회부터는 장신구 달기가 전면 금지된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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