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 파키스탄 폭우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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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20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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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ST 연구팀 "기후변화로 야기된 자연 재난·재해, 한반도에도 영향"

지난해 제주도 남서부 일부 해역을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최장기간(62일) 발생한 고수온 현상의 원인으로 우리나라 연구진이 그해 6월 ‘파키스탄 폭우’를 지목했다.

20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 따르면, 지난해 동중국해에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난 원인은 지구순환 원격상관을 강하게 발달시킨 파키스탄 폭우 사태다.

지구순환 원격상관은 여름철 파키스탄과 인도 북서지역의 대류활동이 발달하면서 만들어지는 대기 파동 패턴 중 하나로 동아시아의 고기압 순환을 유도한다.

KIOST 해양력강화연구본부 정진용 박사 연구팀은 홍콩시립대 추정은 교수 연구팀과 함께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 발생 원인을 단계별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고수온 발생 초기 중국 양쯔강으로부터 유입된 저염분수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고수온 발달 중기 이후부터는 지구순환 원격상관 패턴과 관계된 고기압대에서 형성되는 대기의 흐름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키스탄 폭우가 대기 흐름에 영향을 미쳐 한반도에 고기압이 발달하는 환경을 만들었고, 바다의 폭염이라고 불리는 해양 열파가 동중국해에 최장기간 발생한 사실도 발견했다.

지난해 7~8월 동중국해 평균 수온은 28.4도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으며, 같은해 6월 양쯔강 저염분수 방류량은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양쯔강에서 유출되는 고온·저염의 담수는 동중국해의 수온 상승을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분석은 KIOST가 준공해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운영 중인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 해양·대기 동시 관측을 통해 수집한 정보가 바탕이다.

연구팀은 “파키스탄 폭우처럼 기후변화로 야기된 자연 재난·재해 현상이 지구순환의 원격상관에 의해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기상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환경연구학’(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KIOST는 올해 엘니뇨로 인해 동중국해에 큰 폭의 환경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도 이어도 해양과학기지에서 모니터링을 철저히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KIOST 강도형 원장은 “국민의 안전과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고수온 관련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KIOST가 기후변화로 악화되는 해양 재난·재해에 대응하기 위해, 이를 조기에 예보·경보하는 한국형 연안재해 대응체계(K-Ocean Watch)를 갖추기 위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해 6월 파키스탄 폭우는 국토의 3분의 1이 잠길 정도였다. 1700여명이 사망하고 330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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