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만에 확진 100만→1000만… “정점 더 지켜봐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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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세계 11번째 ‘1000만명 감염’國

어린이 확진도 늘며 해열제-기침약 품귀 22일 경기 수원시의 한 약국에 어린이 해열제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곳곳에서 감기약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수원=뉴시스
어린이 확진도 늘며 해열제-기침약 품귀 22일 경기 수원시의 한 약국에 어린이 해열제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곳곳에서 감기약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수원=뉴시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가 23일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첫 확진자가 집계된 2020년 1월 21일 이후 792일 만이다. 미국 인도 브라질 등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수 1000만 명을 초과한 11번째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는 전체 확진자의 90%인 900만 명이 최근 한 달 반 새 감염될 정도로 폭발적인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다.

○ 45일 만에 확진자 ‘100만 명→1000만 명’
22일 0시 기준 누적 국내 확진자는 993만6775명.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22일에도 오후 9시까지 47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23일 0시 기준 집계로는 하루 50만 명 안팎의 확진자가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서게 됐다. 국내 주민등록인구(5163만8809명)를 감안하면 5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은 게 지난달 6일이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2년 넘게 걸렸다. 당시 방역당국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100만 명 확진에 가장 늦게 도달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코로나19 확산 억제가 잘 이뤄졌다는 ‘자기평가’였다.

하지만 그 후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확진자 수가 100만 명에서 1000만 명으로, 즉 10배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이 45일에 불과하다. 오미크론 변이 창궐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진 현상이지만 누적 확진자 1000만 명 이상 국가 가운데 증가세가 이렇게 빠른 곳은 우리뿐이다. 미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후 누적 확진자가 1.5배, 영국은 1.8배로 늘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는 “이번 주말이 지나면 누적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25% 수준인 1200만 명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먹는 치료제는 4월 초 동날 우려
현재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온 날은 17일 62만1221명. 방역당국은 당초에는 16∼22일을 ‘정점’으로 전망했지만 연이은 방역 완화로 예측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본격적인 감소 추세로 전환되는 시기는 이번 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이번 유행의 종료 시점을 명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22일 오후 9시 기준으로도 이미 역대 두 번째로 많은 하루 확진자가 나왔다. 국내 코로나19 유행의 정점이 높고 길게 이어질 거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달 초까지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중환자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먹는 치료제의 공급은 안정적이지 않다.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국내 재고량은 20일 기준 7만6000여 명분에 그쳤다. 지난주 이 약이 하루 5642명 정도에게만 처방된 것을 감안하면 다음 달 3일 전후로 재고가 동날 가능성이 있다. 팍스로비드 추가 물량을 긴급 도입하고 머크(MSD)의 먹는 치료제를 추가 도입하더라도 배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현장의 치료제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사망 폭증에 화장장 추가 가동
코로나19 사망자는 계속 나오고 있다. 22일 0시 기준 사망자는 384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주(11∼17일) 사망자 1835명 중 41명은 병원 입원을 하지 못하고 숨졌다.

화장장 부족에 장례가 6, 7일까지 길어지자 정부는 전국 모든 화장장 화장로 1기의 하루 운영 횟수를 기존 5회에서 7회로 늘리기로 했다. 이번 조치로 하루 최대 2212건의 화장을 추가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누적확진#1000만#코로나#팬데믹#오미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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